[미디어펜=조성완 기자]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소위 ‘기러기 부부’에 대한 사회적 문제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일부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야당은 “숱한 말실수”라고 비판을 제기했고, 송 대표는 “사과드린다”며 유감을 표했다. 

송 대표는 이날 오후 전남 나주 한전공대 설립 부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나주에 한전공대가 만들어지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이제 세계적인 교수진도 와야 하고 또 그와 관련된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도 유치되고 그러려면 저는 가장 필요한 것이 국제학교”라고 밝혔다.

문제의 발언은 다음에 나왔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어 하나 배우려고 호주, 미국, 필리핀 등으로 자녀와 아내를 보내서 가족이 떨어져 사니 혼자 사는 남편이 술을 먹다가 돌아가신 분도 있다”고 말했다. 또“여자가 바람 나서 가정이 깨지고 ‘기러기 문제’가 사회 문제가 됐다”고도 말했다.

송 대표의 발언이 알려지자 국민의힘은 “숱한 말실수로 국민들을 분노케 했던 송 대표가 집권 여당의 당 대표가 되어서도 버릇을 못 고친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황규환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외국어 학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왜 굳이 이른바 ‘기러기 가족’을 폄훼하는 표현을 해야 하는가”라면서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이들의 아픔을 보듬지는 못할망정, ‘술 먹는 남자’, ‘바람 피는 여자’ 운운하며 비하 발언을 쏟아낸 송 대표의 인식이 개탄스럽다”고 일침을 가했다.

논란이 커지자 송 대표는 "국제학교 유치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기러기 가족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본의 아니게 상처를 드리게 된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고 고용진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숱한 말실수”, “앞으로도 계속될 집권 여당 대표의 부적절한 언행” 등이라는 황 부대변인의 지적처럼 송 대표는 그간 ‘말실수’로 잦은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송 대표의 ‘설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정도였다.

지난해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었던 송 대표는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 연락사무소 폭파 당일 “포로 폭발을 하지 않은 게 어딘가”라고 말했다. 뉴질랜드 한국대사관의 현지 직원 성추행 의혹을 두고는 “남자끼리 엉덩이치고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12월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한 필리버스터에서는 “자기(미국)들은 5000개 넘는 핵무기를 가지고 해마다 발전시키고 개발하면서 어떻게 북한에 대해 핵을 가지지 말라고 강요할 수 있겠느냐”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0년 인천시장 시절엔 연평도 포격 사태 현장을 방문해서 그을린 소주병을 “완전 이거는 진짜 폭탄주네”라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폭탄주’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고 반박했지만, 해당 발언은 방송사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