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투자, 그룹 총 투자액의 8% 수준…여전히 국내 투자 비중 절대적
국내·외 적극 투자 통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위해 새로운 발판마련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그룹이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서의 전기차 생산 및 5년간 74억달러(한화 8조1417억원)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바탕으로 자동차 산업 격전지인 미국시장에서도 모빌리티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번 투자계획에는 전기차 생산설비와 함께 수소인프라 구축, UAM(도심공항모빌리티)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현대차그룹은 13일(현지시간) 미국시장에 전기차 현지 생산 및 기존 생산설비 확충 등을 포함, 현대차와 기아를 통해 올해부터 2025년까지 총 74억달러(한화 8조1417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CES2020에서 현대차의 미래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말 일주일 간 미국 출장을 다녀왔으며, 당시 출장 일정은 이번 투자계획을 확정짓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제품 경쟁력 강화와 생산설비 향상 등에 대한 투자 외에 전기차, 수소, 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미래성장 동력 확보에 투자 자금을 집행한다.

미래 혁신 기술 투자를 통해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는 역량을 갖추는 한편, 미국 내 리더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더욱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내년 중 전기차 전용 모델 아이오닉 5의 미국 현지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기아도 EV6의 현지 생산을 추진한다. 현지 시장 상황과 미국의 친환경차 정책 등을 검토해 생산설비 확충 등 단계적으로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현대차·기아가 전기차 모델의 현지 생산을 추진하는 것은 미국 내 전기차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 따른 것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전기차 시장이 2025년 240만대, 2030년 480만대, 2035년 800만대 등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그린뉴딜' 및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전략, 그리고 이와 연계한 전기차 정책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의 차원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기차 미국 생산을 위한 투자를 통해 안정적으로 전기차를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확고한 전동화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며 "미국 전기차 신규 수요 창출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국내 전기차 생산 물량의 이관은 없으며 국내 공장은 전기차 핵심 기지로서 역할을 지속하게 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수소 생태계 확산을 위해 미국 정부 및 기업들과 적극 협력한다. 미 연방 에너지부(DOE)와 수소 및 수소연료전지 기술혁신 및 글로벌 저변 확대를 위한 협력을 지속하고, 현지 기업들과 △수소충전 인프라 실증 △항만 등과 연계된 수소전기트럭 활용 물류 운송 △수소전기트럭 상용화 시범사업 △연료전지시스템 공급 등을 추진한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아틀라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은 미국 수소충전 전문기업과 수소전기트럭 기반의 수소충전 인프라에 대한 실증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항만과 내륙 물류기지 간의 수소전기트럭을 활용한 물류 시범사업을 펼친다. 또한 대형 물류기업과 올 하반기부터 수소전기트럭 상용화 시범사업도 전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미국 엔진, 발전기 분야 전문 기업인 '커민스(Cummins)'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업무 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다수의 업체와 연료전지시스템 보급을 위해 협업 검토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도심항공모빌리티(UAM, Urban Air Mobility),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사업 추진으로 미래 혁신 성장 분야의 경쟁력도 확고히 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UAM 사업을 선도하기 위해 워싱턴DC에 자회사를 출범 할 예정이다. 자회사는 UAM생태계를 만들고 모빌리티 경험을 혁신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보스턴다이나믹스를 통해 로봇 분야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 할 계획이다. 

로봇틱스 분야는 각각의 부품을 완벽하게 제어해야 하는 것은 물론 주변의 상황 변화 등을 즉각 감지·대응하는 각종 기술이 융합된 영역으로 미래 모빌리티 및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와의 폭넓은 시너지가 기대된다. 물류·서비스 등 각종 산업으로의 확장도 용이하다.

이에 로보틱스 분야는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한 경제·사회적 패러다임 전환으로 오는 2025년까지는 32%의 높은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해 1772억달러 규모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밖에도 앱티브와의 합작회사 모셔널을 통해 자율주행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다. 모셔널은 네바다 주에서 업계 최초의 자율주행면허를 획득했다. 오는 2023년 리프트와 함께 로보택시 서비스를 상용화 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미국시장은 미래산업에 더 큰 영향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진행되는 대규모 투자"라며 "이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꼭 필요한 행였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