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사양 제외하고 옵션 재구성, 정상 출고 위해 안간힘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자동차 업계가 반도체 부족현상으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아에 이어 현대자동차도 옵션을 변경해 출고 기한을 맞추는 방법을 선택했다.

앞서 기아는 신차 K8에 일부 옵션을 빼면 가격을 할인해주는 마이너스 옵션을 선보인 바 있다. 고객 선택에 따라 빠른 출고와 가격해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현대차도 아이오닉5에 비슷한 방식을 적용해 출고일을 맞추기 위해 새로운 옵션을 선보인다.

   
▲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사진=미디어펜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자동차 반도체 부족 현상에 대응하고 아이오닉5의 출고일을 맞추기 위해 새로운 옵션을 마련하는 등의 방안으로 출고 기일을 맞추는 대안을 찾고 있다. 

현대차는 5월 들어 반도체 부족이 이어지며 아이오닉5의 출고일을 맞추지 못하게 될 것을 예상해 일부 선택 사양을 수정하고 나선 것이다. 일반 내연기관을 차와 달리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 해택에 크게 영향을 받는 만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대차의 자구안이다. 

현대차는 특정 편의 장비를 제외할 경우 "출고를 앞당길 수 있다"며 고객에게 안내 중이다. 고객이 동의할 경우 해당 장비를 제외하고 출고할 예정이다.

현재 고려되고 있는 새로운 옵션은 2열 뒷좌석 전동 슬라이딩 시트와 뒷좌석 승객 알림 등을 포함한 기존 '컴포트 플러스' 트림에서 뒷좌석 승객 알림 사양을 제외한 '컴포트 플러스 Ⅱ' 옵션이 새롭게 마련됐다. 뒷좌석 승객 알림 기능을 제외하면 가격도 5만원 내려간다.

이밖에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네 바퀴 굴림(AWD) △디지털 사이드미러 등을 제외하면 차를 예정된 기일에 인도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기아의 준대형세단 K8에서도 볼 수 있는 모습이다. K8은 기존옵션에 일부 사양을 제외되면 가격을 할인해주고 인도일을 앞당기는 옵션을 선보여 반도체 부족현상에 대응에 나섰다. 

글로벌 유수의 브랜드들 역시 같은 방법으로 현재의 자동차 반도체 부족현상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아이오닉5는 사전예약을 통해 약 4만3000대가 계약했다. 다만 5월 중순까지 출고 물량은 500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차량 생산이 지연되면서 출고 대기 기간이 늘어나자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는 출고 기한 조건을 기존 2개월에서 3개월로 연장했다.

이미 주요 지자체의 보조금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어 사전계약 고객의 불안감을 높아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사실상 구매가 어렵기 때문이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서울의 경우 보조금 접수율이 81.5%에 달했다. 부산은 59.5%, 세종도 52.6%로 일부 지자체도 이미 50%를 넘어섰다. 전기차 보조금은 국고 보조금에 지역 보조금이 더해지는 형태다.

차량 구매 계약을 해야 보조금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차를 계약한 뒤에 출고될 때까지 보조금이 소진되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한다.

유원하 현대차는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은 최근 사과문을 보낸 데 이어 출고 대기 고객을 위한 지원책 등을 여러모로 검토 중이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19일을 전후로 울산공장 아반떼와 베뉴 생산을 중단한다. 에어백 제어 관련 반도체 부족으로 전날부터 울산 3공장 가동을 중단 중이고 20일에도 가동을 중단한다. 사흘 연속 가동중단인 셈이다. 현대차는 투싼과 넥쏘 생산설비 역시 지난 17~19일 휴업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마이너스 옵션을 선보인 것은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이 판매량과 직결되는 만큼 고객 인도기일을 맞추기 위한 현대차의 선택으로 보인다"며 "선택사양의 일부 옵션을 제외하고 인도기일을 맞추는 등의 모습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선택한 방법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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