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장 끝냈다는 우려 속에서도 여전히 일시적 조정이라는 시각도
[미디어펜=홍샛별 기자]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이 대규모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동성 축소에 각국 정부의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급격한 하락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 대규모로 급락하면서 강세장이 끝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상자산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은 지난 18일 개당 5300만원에 거래됐지만 이튿날인 지난 19일 4700만원까지 폭락했다. 이어 20일에는 소폭 올라 5100만원대를 기록했다. 21일 오전 기준 전날과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1BTC당 7000만원대에 거래됐던 점을 고려하면 약세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의 가상자산)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이 집계한 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지난 12일 사상 최대(2900조원)를 찍은 이후 지난 20일 1900조원대까지 밀렸다. 8일사이 1000조원 줄어든 셈이다. 

지난해 말부터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던 가상자산 시장에 재를 뿌린 건 놀랍게도 비트코인 찬양론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였다. 

그는 지난 2월까지만 해도 “비트코인으로 차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하며 10억 달러 이상을 비트코인에 투자했다. 

그러나 이달 12일 테슬라 차량 구매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돌연 태도를 바꿨다. 그의 입장 변화는 비트코인뿐 아니라 가상자산 전반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각국의 가상자산 규제 우려도 하락세에 한몫을 했다. 

중국 인터넷금융협회, 은행업협회, 결제업무협회 등 3개 단체는 19일 공동성명을 통해 “암호화폐와 법정화폐를 서로 교환하거나 암호화폐 거래를 촉진하는 중개 서비스 제공, 코인 등을 기반으로 한 파생상품 거래 등 모든 행위는 형사상 범죄로 기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중국인민은행도 “암호화폐는 정부기관이 인증하지 않은 화폐이기 때문에 실생활에 어떤 용도로도 사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이처럼 자국 내 가상자산 금지 조치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2월 이후 처음으로 4만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중국에 이어 미국마저도 가상자산 규제에 칼을 빼들었다. 미국 재무부는 20일(현지 시간) 앞으로 1만달러(약 1130만원)가 넘는 규모의 모든 가상자산 거래를 당국에 신고하도록 하는 내용의 규제안을 발표했다. 

투자자들은 ‘가상자산 시장의 강세장이 이제 끝났다’며 우려하고 있다. 급격히 떨어진 가상자산 가격 때문에 패닉셀링에 나선 투자자도 있다. 

가상자산 투자에 나섰다가 최근 모든 투자금을 거둬들였다는 40대 A씨는 “올 초 가상자산 이슈가 계속 대두되길래 주식에 있던 자금 일부로 비트코인을 샀다”면서 “최근 가상자산의 변동성이 극심해지면서 앞으로의 방향을 종잡을 수가 없어 일단 현금화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하락장은 결국 일시적 조정일뿐 다시 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긍정론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급락 장세에서도 세계적 금융회사들이 가장자산을 대거 내다파는 신호는 아직까지 포착되지 않았다”면서 “여전히 기관들이 비트코인 등을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만 각국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만큼 당분간 변동성 장세는 이어질 것”이라면서 “일시적 조정을 거치면 과거에 그랬듯 다시 상승할 여지는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한편, ‘돈나무 언니’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 역시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의 상승을 전망했다. 우드는 “지금의 매도세는 감정적인 것으로 시장이 이성을 회복하면 비트코인이 다시 오를 것”이라며 “비트코인은 지금의 어려움을 딛고 50만 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캐시 우드는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지분을 최근 더 사들인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