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만한 이준석, 여론조사에서 1위 유지...남은 변수는 단일화뿐
'쇄신' 저항으로 비치면 단일화 역풍...자진사퇴 가능성은 남아 있어
[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자신감이 붙었다. 스스로도 “반은 넘어섰다”고 밝힐 정도다. 정치권에서는 네 명의 중진 후보간 단일화 전략이 회자됐지만, ‘당 쇄신’ 요구에 대한 저항으로 비칠 수 있어서 실현 가능성은 작다는 게 중론이다.

이 후보는 지난달 31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제가 호랑이 등에 탔다. 이번에 전당대회에 타고 보니 호랑이 등이더라”면서 “호랑이를 옳은 방향으로 이끌면 기성 정치인들의 패기 없음과 보신주의에 충분히 맞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달 28일 본경선 후보자 5명이 발표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예비경선을 1위로 통과한 이 후보는 열세가 예상됐던 당원 득표율에서 2위 나경원 후보를 1%P 차이로 앞섰다. 일반인 상대 여론조사 득표율에서는 이 후보가 25%P 차이로 여유 있게 앞서며 '대세'를 입증했다.

당원 2000명을 상대로 한 조사지만 이 후보가 1위를 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흐름은 당심 70%가 반영되는 본경선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지난 5월 30일 제1차 전당대회 광주ㆍ전북ㆍ전남ㆍ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8~29일 전국 성인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적합도'를 물은 결과, 이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50.1%로 과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어 나경원(29.5%), 주호영(5.2%), 홍문표(2.8%), 조경태(2.4%) 후보 순이었다.

‘이준석 대표’ 가능성이 커지자 당 안팎에서는 중진 그룹간 단일화설이 흘러나왔지만 당사자들은 일단 모두 부인했다.

나경원·주호영 후보는 전날 광주에서 열린 합동연설회 후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홍문표 후보는 "표가 모자라서 하는 단일화는 하나의 전략적 음모"라고 주장했으며, 조경태 후보도 "추측보다 억측"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더구나 상대가 이 후보라는게 단일화의 가장 큰 문제다. 어떤 명분을 내세우더라도 ‘이준석’으로 대변되는 당 쇄신 요구에 대한 저항으로 비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자신들이 ‘경험이 없다’고 비판해온 30대·0선의 이 후보를 상대로 단일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자존심’ 상하는 일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단일화보다는 ‘자진 사퇴’에 무게추가 실린다. 특정 후보를 위해 물러나는 것이 아닌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면서 후보직을 던지는 형태다. 특히 일부 후보들의 지지층 사이에서 ‘이반’ 현상이 감지되면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내 한 관계자는 “이 후보가 ‘쇄신’이라는 명분을 등에 업은 이상 이를 막기 위한 ‘단일화’는 가능성이 작다”면서 “오히려 일부 중진 후보들의 지지층이 이동 현상을 보이는 만큼 자연스레 ‘후보 사퇴’를 통한 정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어떤 식의 단일화든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단일화에 있어서 1+1이 1.5가 나오는 꼴도 보지 못했다"며 "저는 지금 만약 저를 상대로 다른 후보들이 어떤 전략전술을 구사한다고 하면 누가 봐도 인위적인 행동이어서 기대하는 만큼의 조건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자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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