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앨범의 키워드는 '백 투 더 베이직'(Back to the basic)이에요. 제가 잘할 수 있는 걸 더 잘하고 싶단 욕심이 생겼거든요. 앨범을 듣고 '이게 정승환이지'라는 느낌이 들었으면 해요."

겨울을 품은 가수 정승환이 봄의 끝자락을 노래한다. 정통 발라더의 묵직함은 그대로, 계절의 색채는 보다 다채롭게 확장했다. 

   
▲ 사진=안테나뮤직 제공


정승환은 최근 서울 강남 안테나뮤직 사옥에서 미디어펜과 만나 "2년 만에 실물(피지컬) 앨범을 발매하게 됐다. 오래 기다려준 팬들 만큼 저 역시 설렌다"며 "오래 들을 수 있는 앨범이 되길 바란다"고 새 앨범을 내고 컴백하는 소감을 밝혔다. 

새 미니앨범(EP) '다섯 마디'는 다섯 곡 모두 정통 발라드곡으로 채워졌다. 타이틀곡 '친구, 그 오랜시간'부터 '봄을 지나며', '그런 사람', '그대가 있다면', '러브레터' 등이다. 

데뷔 5년 차 가수 정승환이 선택한 승부수는 '익숙함'이다. 그는 "'이 바보야'가 수록된 첫 번째 데뷔 앨범 '목소리'를 떠올렸다. 그때 당시, 다른 수식어보다 목소리로 설명되는 가수가 되고 싶단 포부로 앨범을 만들었다"며 "다시 그때로 돌아가 정통 발라드로만 구성된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친구, 그 오랜시간'은 오래된 친구를 향한 특별한 마음을 담은 곡이다. 일상에서 마주한 설렘의 순간을 진솔한 가사로 풀어냈다. 곡의 서사와 감정선을 따라 세밀하게 채워지는 정승환의 보컬이 인상적이다. 

이 곡은 앨범 수록곡 중 가장 마지막에 완성됐다. 그만큼 오랜 시간 작업에 매달렸다는 후문이다. 

"처음엔 곡의 테마가 이별이었는데 가사를 써놓고 불러보니 멜로디가 살지 않았어요. 멜로디에만 집중해보니 세레나데 같은 느낌이 들어 고민하다 짝사랑이 좋겠단 생각이 들었죠. 친구에게 서서히 감정을 쌓게 되는 내용을 구상하고 유희열, 김이나 작가님과 함께 가사를 쓰기 시작했어요."

   
▲ 사진=안테나뮤직 제공

"짝사랑을 노래하기 어려웠다"는 고백도 뒤따랐다. "듣는 분들의 몰입이 깨질까봐 우려스럽긴 하지만, 인간 정승환은 노래 속 화자와 전혀 다른 사람이에요. 경험이 아닌 오직 구상을 통해 만든 가사죠. 가사 속 인물은 오랫동안 말을 못하고 끙끙 혼자 앓지만 전 그렇지 않아요. 좋아한다는 확신이 있으면 먼저 다가가는 편이죠."

정승환이 '친구, 그 오랜시간'의 감정적 몰입을 위해 참고한 작품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다. 그는 "노래하기 전에 스스로 구체화시키는 노력을 많이 한다. 이번 타이틀곡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류준열 씨를 보며 감정을 키웠다. 드라마 후반부에 모두 성인이 되는데 그때 류준열 씨가 혜리 씨에게 고백을 한다. 그 장면을 수도 없이 돌려봤다.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정승환은 '친구, 그 오랜시간'을 통해 위안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앨범엔 모두를 투영할 수 있는 이야기를 각각 담았다"며 "타이틀곡은 주제가 명확하다. 짝사랑을 하는 분들이 들으시길 바란다. 듣고 용기를 얻을 것까진 없지만, 조금의 동질감 그리고 위안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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