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아워홈 정기주총 개최, ‘보복운전’ 논란 구본성 대표 해임
캐스팅보트 장녀 구미현 손잡은 3녀 구지은 아워홈 컴백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범 LG가(家)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의 막내딸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가 경영권 분쟁에서 판세를 뒤엎었다. 오빠인 구본성 부회장에게 밀리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지 5년 만이다.

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이날 오전 주주총회에 이어 이사회를 열고 구지은 대표 측이 상정한 구본성 대표이사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신임 대표이사로는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왼쪽),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오른쪽)/사진=아워홈 제공


아워홈 최대주주인 장남 구본성 부회장은 지분 38.56%를 보유하고 있다. 세 자매인 구미현(19.28%)·구명진(19.6%)·구지은(20.67%)의 보유량은 총 59.55%다. 세 자매 지분을 더하면 전체 지분의 반을 넘어선다.

보유 지분은 같지만 구지은 대표가 첫 번째 난을 일으켰던 2017년과는 상황이 정 반대다. 

구지은 대표는 2017년 3월16일 신규 이사선임의 안건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아워홈의 임시주총을 요청하는 ‘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을 제기했다. 2017년 5월 열린 주총에서는 장녀 구미현 씨가 오빠 편에 서면서 구본성 부회장에 대한 재신임으로 끝났다. 

이번에는 세 자매가 합심해 구지은 대표가 아워홈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캐스팅보트로 알려진 장녀 구미현씨가 오빠에게 등 돌린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구본성 부회장의 ‘보복운전’ 등 사회적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구지은 대표는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셋째 딸이자 아워홈 관계사 캘리스코를 맡아왔다. 2016년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이 대표로 취임하면서 관계사 캘리스코로 물러났다.

이후 아워홈과 캘리스코는 식자재 공급을 놓고 법정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아워홈이 2019년 캘리스코에 식자재 공급을 중단했고, 캘리스코는 이를 막아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결국 캘리스코는 지난해 식자재 공급선을 신세계푸드로 변경했다.

식품업계는 외식사업에 일가견이 있는 구지은 대표의 컴백으로 아워홈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봤다.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구지은 대표는 2004년 아워홈 입사해 아워홈의 컨세션(철도·고속도로 휴게소 내 식음료 매장) 사업을 주도했다. 현재 인천국제공항에서 운영하는 컨세션 브랜드 ‘푸드엠파이어’도 그의 대표적인 성과다. 구지은 대표 입사 당시 연 매출 5000억원대에 불과했던 아워홈은 2009년 5년여 만에 단체급식 업계 처음으로 연 매출 1조원을 넘겼다.

캘리스코로 이동한 뒤에는 ‘사보텐’, ‘타코벨’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며 회사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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