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월세·반전세 비중 급등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후 4년간 2억원 가까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9일 KB주택가격동향 월간 시계열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당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4억2619만원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1451만원으로 4년 동안 44.2%에 해당하는 1억8832만원이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전셋값은 1641만원에서 2347만원으로 43.0% 상승했다. 구별로는 강동구(54.4%)가 가장 많이 올랐으며 강남구(51.1%), 송파구(50.1%) 등이 뒤를 이으면서 강남권의 상승세가 뚜렷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019년 7월부터 23개월 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직후 가격이 큰 폭으로 뛰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11월 정점에 이른 뒤 5개월 연속으로 상승폭을 축소하다 지난달 다시 변동률이 확대(0.56%→0.72%)되며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을 둘러싼 세입자와 집주인의 갈등도 늘었다. 저금리 환경에서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인상까지 예고되자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려는 집주인들도 증가했다. 

새 임대차법 시행 직후인 작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10개월 동안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총 13만6508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보증금 외에 매달 일정액을 추가로 지불하는 반전세·월세는 4만6503건으로, 전체 임대차 거래의 34.0%에 해당했다. 

반전세는 서울시의 조사기준으로 준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 치)와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 치 초과)를 합한 것이며 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 치 이하인 임대차 형태를 말한다.

서울 아파트 반전세·월세 거래가 새 임대차법 시행 직전 10개월(2019년 10월∼지난해 7월)간 28.1%였던 것과 비교하면 5.9%p 증가한 것이다.순수 전세 비중은 71.9%에서 66.0%로 줄었다.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같은 단지 같은 주택형 아파트 전셋값의 '이중가격' 현상도 늘고 있다. 재계약이 가능한 기존 세입자들은 새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보증금을 5%만 올려주면 되지만, 신규 세입자들은 크게 뛴 전셋값을 부담하며 임대차 시장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서울 성북구 돈안동 한진아파트 전용면적 84㎡ 전셋값은 2017년도 3억원 중후반대 였으나 지난 4월 6억1500만원(20층)까지 가격이 뛰었다. 그러나 지난달 5일 같은 주택형이 3억3600만원(1층)에 전세 계약을 체결하며 이중가격 현상이 뚜렷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갱신 계약과 신규 계약 사이의 가격 차이가 1.8배 나는 셈이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임대차 3법의 여파와 더불어 올해 하반기와 내년 입주 물량 감소세도 커 전세난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보유세 강화 등 집주인의 세금 부담으로 매물을 거둬들이는 경우도 늘어나면서 수급 불균형이 지속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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