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11번째 도전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5이닝 1실점으로 잘 던지기도 했고, 타석에서는 처음 장타(2루타)를 때려 결승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경기 후 김광현은 오랜 기간 승리를 못한 데 대해 "안일했다"며 자책했고, 2루타를 친 비결로는 "가벼운 배트"를 꼽았다.

김광현은 1일(이하 한국시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3피안타 3볼넷 1사구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세인트루이스는 7-4로 이겼고, 김광현은 시즌 2승을 올렸다.

   
▲ 사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홈페이지


실로 오랜만에 거둔 승리였다. 지난 4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전 첫 승 이후 68일, 11경기 만에 맛본 승리투수였다. 김광현의 시즌 성적은 2승5패 평균자책점 3.79가 됐다.

이날 김광현은 '타격'으로도 팀 승리를 이끌었다. 2회말 첫 타석에서 2타점 2루타를 때려 선제점을 직접 뽑아냈다. 김광현이 2루타를 친 것도, 타점을 올린 것도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처음이었다. 4회말에는 보내기번트를 성공시켜 추가점에 발판을 놓았다. 

경기 후 화상 인터뷰에 나선 김광현은 "팀이 연승을 달리고 있고, 지난 경기에서 조금 일찍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오늘은 점수를 주지 않는 피칭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마운드에 오를 때의 각오를 전했다.

두 달 넘게 승리를 거두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김광현은 "계속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는데도 '다음 경기에는 이기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자책을 한 후 "(KBO리그에서 뛸 때) 6~7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던 것이 최고였던 것 같은데 이번에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며 이제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듯 가벼운 농담도 했다.

이날 김광현은 투구수 95개 가운데 절반 가까운 46개를 슬라이더로 구사했다. 5개의 삼진을 잡을 때 결정구도 모두 슬라이더였다. 

김광현은 슬라이더가 좋았던 것보다는 직구 제구가 안됐던 것을 더 신경 썼다. 그는 "전반적으로 직구 컨트롤이 잘 되지 않았다. 코너로 던지려다 보니 볼이 많이 나왔다. 앞으로 직구 컨트롤을 개선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2루타로 결승 타점을 올린 데 대해서는 "처음으로 외야로 타구를 보냈다. 운 좋게 외야수가 앞에 있어(전진 수비를 해) 2루타가 됐다"면서 "배트를 조금 가벼운 걸로 바꿨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비결을 살짝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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