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석유화학 리사이클 비중 확대 등 추진…물적분할 검토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이번 파이낸셜 스토리의 핵심 키워드는 '카본 투 그린'으로, 향후 5년간 그린비즈니스를 중심으로 30조원의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 그린 포트폴리오 디자이너&디벨로퍼로서 자회사에 대한 매니지먼트를 적극적으로 수행하게 될 것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1일 서울 여의도 콘라드호텔에서 열린 '스토리데이' 행사에서 "이는 지난 5년간 이뤄진 투자 규모의 2배 수준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의 핵심은 배터리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총괄사장은 "시가총액은 지난해 하반기 13조~16조원에서 올 상반기 23조~26조원 규모로 늘어났다"면서 "배터리와 소재부문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35% 수준에서 올 상반기 60% 안팎으로 증가하는 등 시장의 시각이 새로워진 것 같다"고 설파했다.

   
▲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1일 서울 여의도 콘라드호텔에서 열린 '스토리데이'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SK이노베이션


그는 "배터리 사업의 누적 수주는 1테라와트 규모로, 생산력도 올해 40GWh에서 2025년 200GWh(연간 290만대 순수 전기차 분량), 2030년 500GWh로 늘리는 등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양극재·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에너지저장장치(ESS)·BaaS 등의 사업도 성과를 내는 등 배터리를 앵커로 삼아 관련 밸류체인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5월 기업공개(IPO)를 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기업가치도 13조원에 달한다"면서 "2025년까지 생산력도 40억㎡으로 3배 가량 늘리고, 에비타도 1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 총괄사장은 "SK루브리컨츠는 지분 매각에 이어 IPO를 검토하는 중으로, 배터리·석유개발 등 다른 자회사들에 대한 지분매각 및 IPO도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수익성에 대한 확신을 시장에 보여주는 시점을 토대로 계획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린비즈니스는 RE100 등을 통해 2035년, 카본 비즈니스는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는 등 2030년까지 기존 배출량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면서 "배터리 소재사업 등을 토대로 현지 제도를 개선하는 등 소셜 영역을 강화하고, 이사회의 독립성·다양성·전문성을 높이면서 글로벌 수준의 지배구조 체제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윤활유 사업은 연비개선 효과가 뛰어난 고급기유 글로벌 1위 지위를 다지는 등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친환경 제품 공급을 더욱 확대하고, 업사이클링 기술도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 김준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콘라드호텔에서 열린 '스토리데이'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SK이노베이션


지동섭 배터리사업 대표는 "본격적으로 투자가 확대된 2017년부터 판매량이 매년 2배로 성장하고 있어 2022년이면 글로벌 탑3로 도약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며 "가장 안전하고, 빠르게 충전되고, 오래 쓰는 제품을 공급하면서 2030년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20% 이상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소개했다.

지 대표는 "2025년에는 니켈 비중을 94%로 올리는 등 기술을 선도하고, 전고체 전해질과 리튬 메탈 음극을 연구하는 등 유망기술도 발전시키고 있다"면서 "NCM 9½½ 배터리는 올해 상업생산 예정으로, 유럽 2개·중국 5개·미국 공장이 전면 가동되는 내년부터는 흑자전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그는 "렌탈·리차지·리사이클·리유스 등 4R 기반의 BaaS 생태계에 기반한 추가적인 밸류 창출도 모색하는 중으로, 급속충전 인프라와 선박 및 플라잉카 등 시장 확대도 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각형 배터리와 파우치형을 비교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파우치형을 선호하는 고객이 다수로, 폭스바겐을 비롯한 회사들 때문에 사업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면서 "각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있지만, 기존 제품의 강점을 살리는 쪽에 집중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 1일 서울 여의도 콘라드호텔에서 열린 '스토리데이' 행사에서 SK이노베이션 경영진이 Q&A 세션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50만톤 수준인 친환경소재 생산량을 2025년까지 190만톤으로 높이고, 원료도 친환경적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2025년 친환경부문 6000억원을 포함해 1조1000억원 상당의 에비타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사이클 비즈니스의 사업성에 대해서는 매킨지 자료를 인용해 설명했다. 2050년 글로벌 플라스틱 수요(10억톤) 중 60%가 리사이클 제품으로 구성되는 등 600조원의 시장이 열린다는 것이다. 나 사장은 "유럽에서는 이미 리사이클 제품이 기존 제품의 1.7배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탄소배출권 가격 등을 고려하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서석원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은 석유사업에 대한 질문에 "울산 컴플렉스(CLX)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CO2)를 포집해 외부에 저장하는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으나, CCUS를 위한 기술은 아직 개발돼야 할 부분이 많다"면서 "정제마진은 올해 말 이후로 회복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은 "파이낸셜 스토리가 이뤄지기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고도화된 지배구조를 구축하는 등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중심의 새로운 경영체제를 안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파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