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활성화 위해 지속적·안정적인 발주 물량과 인센티브·규제 완화 필요
[미디어펜=이동은 기자]정부가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모듈러 주택을 검토하면서 모듈러 건축 시장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건설사도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친환경·안전한 공법으로 주목받는 모듈러 공법을 미래 신사업으로 선정하고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서울·수도권의 신축 공공임대주택 등을 대상으로 20~50% 공기단축이 가능한 ‘모듈러 공법’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모듈러주택 발주량은 709호였지만, 올해 2200호, 내년 2500호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가리봉동 모듈러 행복주택 조감도./사진=현대엔지니어링 제공


또 모듈러 공법 적용 경과에 따라 철근콘크리트(RC) 방식의 3기 신도시 공공주택 건설 물량 일부를 모듈러 방식으로 전환해 조기 입주를 추진한다. 모듈러 공법과 같이 공기단축이 가능한 탈현장 시공(OSC)을 촉진하기 위해 OSC 공법별, 업무단계별 원가기준 등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모듈러 공법’이란 구조체를 포함해 건축 부재의 70% 이상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후 공사 현장에서는 설치와 내외장 마감 등만 진행하는 공법이다. 공사 현장에서의 작업을 최소화하고, 이축·재설치가 가능하면서 공사 기간 단축·친환경성·안전성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코오롱글로벌 등 많은 건설사가 모듈러 공법에 관심을 보이며 관련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2년부터 모듈러 건축기술 연구개발에 돌입하면서 모듈러 건축분야 관련 기술을 축적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 내 모듈러 주택 최고층인 12층 규모의 ‘가리봉 구 시장부지 복합화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과 국내 최초의 중고층 모듈러 주택사업 ‘경기주택도시공사 용인영덕 경기행복주택’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GS건설은 해외 모듈러 기업을 인수하고 국내에서도 모듈러주택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설립하는 등 모듈러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 코오롱글로벌이 경북 문경의 서울대병원 인재원에 설치한 총 24병상, 1개동 규모의 모듈러 음압병동./사진=코오롱글로벌 제공

코오롱글로벌도 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를 위한 모듈러 음압병동을 시작으로 식음료(F&B) 근린생활시설, 주차타워, 모듈형 타운하우스 등 모듈러 공법의 적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설립된 코오롱이앤씨(전 코오롱모듈러스)는 설립 5개월 만에 매출 110억원을 달성했으며, 올해는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모듈러 건축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안정적인 발주 물량과 제도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 친환경 공법인만큼 용적률·건폐율 완화 등 인센티브와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진성 서울주택도시공사(SH)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기 위해 모듈러 주택 발주를 확대하는 것은 관련 업계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LH나 SH 등에서 발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물량이 지속적으로 꾸준히 나오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듈러 공법은 자재 재활용률이 높고 건설 폐기물이 절감되는 친환경적인 건설 공법이다”며 “세계적으로 친환경 주택·공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국내에서도 모듈러 건축 활성화를 위해 이에 대한 인센티브나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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