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올해 메이저리그를 강타한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 신드롬이 올스타전 실착 유니폼 자선경매에서도 역대급 위세를 떨치고 있다. 오타니가 올스타전에서 입었던 유니폼이 경매 시작 이틀만에 1억2천만원을 넘어섰다.

메이저리그 공식 온라인 경매 사이트는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올스타전 후 선수들의 실착 유니폼 자선 경매를 시작했다. 올스타전에 출전한 선수들의 유니폼이 모두 경매에 부쳐졌는데, 오타니 유니폼에 폭발적인 관심이 쏠리며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치솟고 있다.

16일 오전 11시 현재 오타니의 올스타전 유니폼은 11만1040달러(약 1억2700만원)까지 올라갔다. 입찰 횟수는 92차례나 된다.

   
▲ 사진=메이저리그 공식 경매 사이트


이 가격이 얼마나 놀라운가는 다른 선수들 유니폼 경매가와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오타니는 아메리칸리그 선발투수 겸 1번 지명타자로 올스타전에 나섰다. 상대팀 내셔널리그 선발투수로 나섰던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의 유니폼은 현재 840달러(약 96만원)다. 대부분의 선수들 유니폼 가격이 500달러 안팎이고, 1000달러를 넘긴 선수도 몇 명 되지 않는다.

유독 오타니의 유니폼에 비현실적으로 높은 가격이 매겨지고 있는 것은 특별함과 희소성 때문일 것이다.

오타니는 '투타 겸업'을 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야구 잘 한다는 선수들이 모여있는 메이저리그에서 투수든 타자든 어느 한 쪽이라도 제대로 하기가 쉽지 않은데, 오타니는 선발투수와 중심타자 역할을 다 해내고 있다.

이번 시즌 전반기 오타니는 '타자'로 타율 0.279에 홈런 33개, OPS(출루율+장타율) 1.062를 기록했다. '투수'로는 13경기 선발 등판해 4승 1패 평균자책점 3.49를 기록하며 '이도류'의 진가를 보여줬다. 특히 33홈런은 메이저리그 홈런 레이스 전체 1위다. 일본인 선배 메이저리거 마쓰이 히데키가 기록했던 32개의 아시아선수 한 시즌 최다홈런을 오타니는 전반기에 이미 깼고, 시즌 60홈런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오타니가 올스타전에서도 진기록을 세웠다. 투수와 타자 부문에서 모두 올스타로 선발돼 메이저리그 역사상 유례가 없었던 투수와 타자로 동시에 올스타전에 출전했다. 올스타전 전날 열린 홈런 더비에도 나섰다. 

오타니는 홈런 더비에서는 1회전 탈락하고, 올스타전 2차례 타석에서는 무안타에 그쳤다. 하지만 선발투수로는 1이닝을 삼자범퇴로 퍼펙트로 막고 승리투수(아메리칸리그 5-2 승리)가 됐다.

이처럼 2021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은 '오타니의 올스타전'이나 마찬가지가 됐다.

언제 오타니처럼 올스타전에 투수와 타자로 동시에 출전하는 선수가 나올지 알 수 없다. 영원히 나오지 않을 기록일 수도 있다. 이런 특별함과 희소성으로 인해 친필 사인까지 새겨진 오타니의 올스타전 유니폼은 소장 가치가 다른 선수들 유니폼과 비교도 안되고, 자선경매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초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경매는 오는 22일 오전 9시 마감한다. 오타니 유니폼의 최종 낙찰가가 얼마나 될 지 궁금해진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