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에 따른 대면 활동 기대감 꺾여
온라인 마케팅 플랫폼 활용 더 높아질듯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대면 영업 활동을 최소화하고 재택근무를 재도입하고 있다.

   
▲ 보령제약이 '듀카로' 제품 발매 심포지엄을 웨비나로 진행하고 있다./사진=보령제약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시점인 지난 8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기 이전부터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현재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30%까지는 순환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부서별로 업무상 필요한 인력만 출근을 하고 있다"며 "본사 위치가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여의도에 근접해있어 빠른 결단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이 이달 출시한 폐약 치료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마케팅 역시 비대면을 중심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렉라자는 돌연변이 2차 치료제로 허가받았기 때문에 안전성이나 임상효과를 꾸준히 알리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며 "웨비나를 활용해 학술 마케팅 위주로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렉라자는 1차로 EGFR-TKI(티로키나신억제제) 1·2세대인 이레사, 타쎄바, 지오트립 투여 후 내성으로 인한 전이가 확인된 T790M 유전자 변이 환자와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급여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한미약품은 오는 23일까지 본사 직원의 절반이 순환 재택근무를 시행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정부의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사내 재택근무 지침이 있다"며 "연장되면 정부의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연장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소는 필수 인력이기 때문에 재택근무는 어렵고 시차근무제 등 유연근무제를 적용하고 있다. 

종근당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줄곧 재택근무를 실시해왔다. 본사 전직원의 경우 일주일에 2일 이상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연구소처럼 시설을 이용해야하는 직군의 경우 예외다. 일동제약과 보령제약도 마찬가지다. 회사 관계자는 "전직원의 재택 및 원격근무를 확대하고 영업지점은 지점장의 판단에 따라 탄력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제약은 사회적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된 시점부터 전 직원의 30%를 순환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회사 관계자는 "정부 지침에 따라 최소 30%, 부서별 특성에 따라 탄력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으며, 영업직의 경우는 유연근무제를 통해 시차 출퇴근제, 재택근무제를 활용하고 있다"며 "이슈가 있는 지역은 방문을 삼가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방문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해부터 지속되어온 비대면 영업 활동이 실적 저하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접종자 수가 늘면서 대면 영업에 대한 기대감이 소폭 생겼다가 재차 꺾인 모양새다. 신제품 출시를 앞둔 제약사의 비대면 마케팅도 당연한 일상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웹세미나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영업 마케팅이 자리를 잡은 상황이라 지난해 감염병 사태 초기처럼 혼란스럽지 않다"며 "다만 대면 영업활동을 통해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지 못한다는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의료진과 제약사 영업사원들의 백신 접종이 이뤄진 상황에서 대면 영업도 큰 무리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매섭기 때문에 외부 활동을 삼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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