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주자 풍요롭지만, 지지율은 여전히 빈곤
경선 흥행 위한 다양한 방안 고민해야 할 때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야권의 잠룡이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항마로 꼽히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하지만 여전히 최 전 원장을 비롯한 당내 대권주자들의 지지율은 ‘빈곤’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로 지금부터는 이준석 대표의 손에 달렸다.

범야권 대선 플랫폼을 조성하려는 국민의힘은 외부 주자들을 영입해 지지세를 결집하는 것이 정권교체를 위한 선결 조건으로 인식하고 있다.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추석(9월21일) 전까지 예비후보를 8명으로 추려내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문제는 당내 주자들이 상대적으로 열세인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찾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접견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2021.7.15/사진=연합뉴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2일~13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203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7월 2주차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보면, 윤 전 총장은 27.8%를 기록했다. 이어 이재명 경기도지사 26.4%,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15.6%,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5.2%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주자들 가운데는 최 전 원장이 4.2%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어 홍준표 의원 3.6%, 유승민 전 의원 2.0%, 윤희숙 의원 1.5%, 원희룡 제주도지사 1.7%, 하태경 의원 1.1%, 황교안 전 대표 1.1% 순이었다.

홍 의원이 복당한 이후 10%대를 잠시 기록했을 뿐 현재는 최 전 원장을 비롯한 당내 모든 대권주자들이 5% 이하의 지지율에 갇혀 있다. 통상 대권 도전의 기준을 지지율 7%로 두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다.

당내 한 중진 의원은 “민주당과 달리 아직 우리는 경선을 시작도 하지 않았다. 또 코로나 상황이 심각한 만큼 정치권 이슈는 상대적으로 외면당하는 경향도 있다”며 “핵심은 ‘나는 국대다’처럼 새로운 방식으로 경선을 흥행시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1회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 - 나는 국대다! 위드 준스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박민규 기자

최근 민주당 예비경선 컷오프가 진행된 뒤 이전까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밀려 존재감이 작아졌던 이낙연 전 대표가 지지율 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지만 윤 전 총장을 앞선 결과가 나왔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오차범위 밖에서 윤 전 총장을 크게 앞섰다는 조사도 나왔다.

결국 현실적으로 예비경선과 본경선을 거치면서 흥행은 물론 모든 주자가 역량을 펼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 설계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주호영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강조했던 '미스트롯식 경선'을 당이 구현해내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이 대표도 최근 “대선 경선도 토론배틀 방식을 도입하는걸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를 뒷받침했다. 더구나 토론배틀은 이미 ‘나는 국대다’를 통해 흥행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당내 한 의원은 “최 전 원장을 비롯해 당내 주자들은 아직 무대에 오르지 않은 유망주”라면서 “이들이 가진 뛰어난 잠재력을 어떻게 폭발시키느냐는 결국 당의 역할이다. 지금부터 본격적인 ‘이준석의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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