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명 진단검사 확인해야…6월28일~7월1일 군수 보급 위해 정박, 가장 유력한 감염원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우리 해군이 아프리카 지역에 파병한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자, 사태의 원인을 두고 여러 추측이 오가고 있다.

18일 합동참모본부(합참)에 따르면, 이날 아프리카 아덴만 해역에 파병된 문무대왕함 내의 누적 확진자는 68명이다. 지난 15일 오전 최초 확진자가 발생했고, 18일 오전 8시를 기준으로 6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아 파악된 숫자다.

진단검사 결과를 통보 받은 함내 인원은 101명인데, 이중 68명이 확진자로 나타나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부대 병사와 간부들이 공간 상당수를 공유하면서 밀접접촉할 수밖에 없는 함내 구조를 감안하면, 신규 확진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문무대왕함은 함내에 밀폐된 공간이 많고 환기시설이 하나의 통로를 이용해 공기를 순환하는 구조다. 바이러스가 쉽게 퍼질 수 있는 구조다.

실제로 한정된 공간에서 다수 인원이 밀집해 일정시간 동안 함께 근무하는 특성이 있다.

   
▲ 해군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400톤급)의 모습. /사진=대한민국 해군 페이스북 공식페이지 제공
전체 승조원은 300여명에 달한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유전자증폭(PCR) 전수검사 결과가 아직 3분의 2 정도 남은 상황이라 100명 이상의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1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문무대왕함 확진자 일동은 전원 '해외 유입' 사례다.

최초 감염자와 감염 경로는 조사 중이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감염 원인으로는, 문무대왕함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3박 4일간 군수 물자 적재 및 보급을 위해 정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임무수행 기간 대부분을 바다 위에서 타지와 떨어진채 보내왔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문무대왕함이 당시 작전지역 인접국에 기항한 후 의심 증상자들이 잇달아 발생한 것을 주목하고 있다.

앞서 우리 군 내에서는 지난 4월 해군 '고준봉함'에서 승조원 84명 중 38명이 집단감염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번 문무대왕함의 경우, 최초 감기증상자는 2일 식별됐다. 이후 10일 다수의 감기증상자가 발생했고, 3일 뒤인 13일 유증상자 6명에 대한 코로나 샘플 검사를 시행했다.

14일에는 승조원 중 첫 폐렴 증상 환자가 발생해 현지 민간병원으로 후송하고 입원시켰다.

15일에는 유증상자 6명이 전원 '코로나 양성'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코호트(동일집단) 격리에 들어갔다.

17일에는 첫 폐렴 증상을 보였던 승조원 1명의 추가 확진이 확인되어 누적 확진자는 7명으로 늘어났다.

급기야 18일에는 승조원 101명의 결과를 통보 받았다.

본격적인 집단감염이 일어난 문무대왕함의 승조원들의 안위가 우려된다. 우리 군은 공군 수송기를 긴급으로 보내 승조원 전원이 조기 귀국할 예정이다.

추가 확진자들에 대한 안전한 격리와 치료가 시급하다. 감염 원인까지 규명해 향후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있는 국방부의 현명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