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지지율 10%대로 하락세...야권 전체 지지율 붕괴 우려
이준석, 입당 압박 수위 높이지만 여전히 모호한 태도의 윤석열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야권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힘도 애가 타는 상황이다. 자칫 야권 전체의 공멸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윤 전 총장을 향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 수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지난 17~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은 19.7%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출마 선언 이후 처음으로 10%대 지지율이 나온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으로는 여러 가지 요인이 거론되지만 X파일에 이은 장모 최모 씨의 구속, 그리고 ‘대구 민란’, ‘주 120시간 노동’ 등 연이은 설화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또한 출마 선언 이후 정리가 되지 않은 행보로 지지층에 혼란을 준 것도 원인 중의 하나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6월 9일 오후 서울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사진=박민규 기자

문제는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세가 단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야권의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윤 전 총장의 입지가 흔들리게 되면 다른 야권 주자들의 동반 하락세를 야기할 수 있다. 자칫하면 본선 무대에 오르기 전에 야권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비록 당밖에 있지만 윤 전 총장은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당내 주자들의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어떻게든 버텨줘야 한다”며 “윤 전 총장이 조기에 무너지면 야권 전체가 무너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의 지지층은 보수층과 중도층이 주를 이루고 있다”면서 “윤 전 총장이 경선이 시작하기도 전에 사퇴하면 그의 지지층이 온전히 국민의힘 주자에게 옮겨온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를 감안한 듯 이 대표도 그동안 윤 전 총장의 입당 시기에 대해 “대선을 앞두고 각자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일관된 반응을 보였던 것과는 달리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윤 전 총장 압박에 나섰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언급한 윤 전 총장에게 "정권에 맞선 검사가 용기를 잃었다"고 평가하는가 하면, 악연이라고 알려진 안철수 대표와 비교하며 "안 대표가 미숙했을 때 했던 판단과 비슷한 판단을 한다"고도 했다. "잘못된 조언을 듣고 계실 수도 있다"며 윤 전 총장의 오판을 우려하기도 했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국민의힘은 물밑에서 장외 주자까지 포괄하는 네거티브 대응 조직 구성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장외지만 야권 1위 대선주자의 추락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는 만큼 그를 향한 공세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동시에 윤 전 총장의 입당을 확신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최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대표 취임 직후 입당했다면) 윤석열의 시간이 계속되면서 당 전체의 도움을 받았을 것"며 "하지만 늦었을 때라도 빨리 들어와야 뭔가 (당의) 도움을 받지 않겠는가"라고 입당을 권유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여전히 모호한 태도를 보이면서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다. 그는 지난 22일 서울 구로구 서울시간호사회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결국은 국민의 안전과 먹고사는 문제를 고민하는 것이 정치 아니겠나”며 “여의도 정치가 따로 있고 국민의 정치가 따로 있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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