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노무현·문재인 탄생시킨 부산, 차기 대선의 스윙 스테이트
오거돈·김경수 낙마, 'PK 대망론' 불 지피며 지역 기반 다지는 최재형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둘러싸고 ‘PK 대망론’이 꿈틀대는 모양새다.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당내 지지세를 넓혀가는 최 전 원장도 김경수 경남지사의 낙마로 흔들리는 부산·경남(PK) 민심 사로잡기에 나섰다. 

PK는 보수 텃밭이지만 지난 20대 총선과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에게 힘을 실어줬지만, 21대 총선과 4·7 재보궐선거에서는 다시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사실상 차기 대통령 선거의 중요한 ‘스윙 스테이트’로 꼽힌다. PK지역에서 30~40%의 득표를 얻어야 대선에서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김영삼,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도 PK 출신으로 당선돼 PK 필승론이 입증된 바 있다.

   
▲ 최재형 전 감사원장(앞줄 오른쪽 두번째)이 1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석대사거리 동천교 인근에서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과 국민의힘 해운대구을 당원협의회가 마련한 환경미화 봉사활동 시작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1.7.17./사진=연합뉴스

최 전 원장 역시 경남 진해로 PK 출신이다. 아버지가 해군에서 복무하면서 최 원장이 진해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출생 연고로 인해 PK 지역에서 최 원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의 지원세력도 PK 전 현직 그룹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창원시 진해구 출신으로, 최 전 감사원장의 대권 도전과 입당을 강력하게 권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 전 원장의 선거캠프에서 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우 전 의원을 최 전 원장에게 소개시켜 준 인물도 정 전 의장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장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저의 20년 정치인생과 73년 연륜으로 판단할 때 작금의 위기 상황에서는 최재형 이분이야말로 최적임자라고 확신하다"라며 공개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최 전 원장은 지난 22일 서울 국회 인근에서 정 전 의장을 만나 정치적 조언과 캠프 운영 방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여기다 조만간 최 전 원장 캠프에 이수원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을 비롯해 지역 인사들도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내 PK 지역 현역인 박대출(경남 진주) 조해진(경남 밀양), 박수영(부산 남구갑), 김미애(부산 해운대구을) 의원들도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PK 대망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부산 출신인 김무성 전 대표도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원장이 입당 후 첫 정치행보로 부산을 찾아 해운대 지역구 당원들과 함께 쓰레기 줍기 봉사활동을 벌인 것도 PK 대망론을 띄우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왼쪽)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을 방문,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이날 최 전 감사원장은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사무실을 찾아 인사를 나눴다. 2021.7.22./사진=연합뉴스

이와 함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으로 불명예 퇴진한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댓글 조작’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을 확정받으면서 민주당의 ‘닉동강 전선’이 사실상 와해된 상태다. 그나마 PK 광역자치단체장 중 유일하게 남은 송출호 울산시장도 ‘선거개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다음 대선을 불과 7개월여 앞둔 시점에 민주당 입장에서는 큰 타격이지만,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텃밭을 수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국민의힘 내 한 PK지역 관계자는 23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오 전 시장과 김 전 지사의 불명예 낙마로 인해 지역의 민심이 급속도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지난 총선에서 어느 정도 우리 당으로 돌아온 민심을 이번 기회에 확실히 사로잡아야 한다. 최 전 원장이 ‘PK 대망론’을 앞세운다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