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지지율 40%대 유지하면서 굳건함 과시, 친문도 최대 세력 유지
‘찐문’ 대권주자 배출하지 못하면서 대선 경선에서는 각 후보별로 흩어져
친문 핵심인 임종석과 윤영건의 선택이 남은 친문에게 신호탄 될 수도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를 회복하면서 여전히 ‘친문’의 힘은 건재하다는 게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174명 가운데 친문은 절반이 훌쩍 넘는다. 하지만 당내 대권주자 중 ‘찐문’으로 분류되는 예비후보는 없다. 이제 친문의 각자도생은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어버렸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를 바탕으로 지난 19~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2,5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4.7%(매우 잘함 25.9%, 잘함 18.8%)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7월 1주차 조사에서 18주만에 40%대 지지율을 회복한 이후 3주 연속 40%대 중반 지지율을 견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52.2%(매우 못함 36.9%, 못함 15.2%)로 집계됐다.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 긍·부정 격차는 7.5%포인트로 지난 조사(5.7%포인트)에 비해 소폭 확대됐으나 여전히 10%포인트를 밑돌았다.

   
▲ 문재인 대통령./사진=청와대

이는 콘크리트 지지층인 40대의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는데다 임기 말에 매번 터져나왔던 권력형 비리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임기말 지지율 하락으로 레임덕에 빠져 여권 대권 주자들이 외면하던 것과 대조적이다.

문 대통령이 굳건한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정작 당내 친문 의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당내 대권주자 중 친문계를 대표하는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모두 친문의 핵심으로 분류하기 어렵다. 김두관 의원도 친문계이지만 지지율이 낮다.

친문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이미 경선 레이스가 시작된 만큼 더 이상은 선택을 미룰수는 없다”면서 “확실한 친문 후보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제는 각자의 선택에 따라 움직일 시간”이라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친문과 대척점에 서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 쪽으로 상당수 친문계 의원들이 옮겨간 것이다. 

친문계 좌장인 이해찬 전 대표가 일찌감치 이 지사를 측면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지사의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 포럼’에는 친문 핵심인 진성준 의원과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민형배·김승원·박상혁·이원택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일했던 백혜련·송재호·이형석 의원 등과 함께 청와대 자치분권비서관을 지낸 나소열 전 충청남도 정무부지사와 김우영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도 이 지사의 캠프에 합류했다.

최근 이 지사와 다시 양강 구도를 형성한 이낙연 전 대표 캠프에는 친문계 박광온·최인호·정태호 의원 등이 힘을 보태고 있다. 

여기에 이 전 대표가 상승세를 타면서 ‘이재명 독주 구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경선 초반 관망 모드였던 일부 친문재인계 의원들이 이 전 대표 캠프로 결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로 출마한 이낙연 전 당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사진=박민규 기자

정세균 전 총리 측 친문 인사로는 서영교·전재수·강득구·김민철 의원 등이 꼽힌다. 정 전 총리는 자신이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정신을 이은 민주당의 적자라는 점을 내세워 친문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당내의 시각은 친문이 핵심 중 핵심으로 꼽히는 이른바 ‘찐문’들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친문 ‘부엉이 모임’의 핵심인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과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은 내각에 포진해 있기 때문에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은 만큼 ‘복심’으로 불리는 임종석 전 비서실장, 윤건영 민주당 의원 등의 행보가 관건이다.

이들은 친문의 열성 지지층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아직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경선 막판에는 움직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당내 한 관계자는 “아직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필요한 순간에는 특정 인물을 선택할 것”이라면서 “결국 핵심은 누가 정권 재창출을 이뤄낼 수 있느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