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혹시'는 없었다. '역시나'였다.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화끈한 대승을 거두고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28일 일본 요코하마 종합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최종 3차전에서 온두라스를 6-0으로 물리쳤다. 황의조가 페널티킥 2골 포함 총 3골이나 터뜨렸고 원두재, 김진야, 이강인이 골 퍼레이드를 펼쳤다.

이로써 한국은 2승 1패, 승점 6점으로 당당히 B조 1위를 차지하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같은 시각 열린 또 다른 B조 경기에서는 뉴질랜드와 루마니아가 0-0으로 비겼다. 두 팀은 나란히 1승1무1패가 됐지만 골득실에서 앞선 뉴질랜드가 조 2위로 8강에 합류했다.

   
▲ 사진=FIFA 공식 SNS


8강에서 한국은 A조 2위, 뉴질랜드는 A조 1위와 만난다. 일본이 2연승으로 1위에 올라 있는 A조의 최종전 결과가 나와봐야 한국의 8강 상대도 정해진다. 

조별리그 1차전 뉴질랜드와 경기에서 0-1로 패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던 한국은 2차전에서 루마니아를 4-0으로 완파하며 자신감을 되찾았고, 이날 온두라스에 완벽한 대승을 거두며 1차 목표로 했던 조 1위 8강 진출을 이뤄냈다. 뿐만 아니라 온두라스를 상대로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에서 0-1로 패했던 아픔을 야무지게 되갚았다.

한국은 이날 황의조 원톱에 이동준, 권창훈, 김진규, 원두재, 김진야, 설영우, 박지수, 정태욱, 강윤성, 그리고 골키퍼 송범근을 선발로 내세웠다.

무승부만 거둬도 8강에 오를 수는 있었지만 한국은 오로지 승리만 바라보고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동준이 스피드를 앞세워 활발하게 수비 뒷공간을 노리다 찬스를 만들었다. 황의조가 오른쪽 측면으로 내준 패스를 받은 이동준이 상대 수비를 제치며 중앙으로 파고들다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황의조가 속임 동작 후 침착한 슛으로 선제골이자 자신의 대회 첫 골을 터트렸다.

리드를 잡으며 기세를 올린 한국은 더 강하게 몰아붙였다. 코너킥에서 정태욱의 헤딩슛이 골대를 맞고, 이어진 박지수의 슈팅을 골키퍼가 가까스로 쳐내고, 1분 뒤에는 황의조의 헤딩슛도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아쉽게 결정적인 슛이 잇따라 불발에 그쳤지만 전반 19분 또 페널티킥 찬스를 얻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정태욱을 수비하던 온두라스의 카를로스 멜렌데스가 붙잡고 넘어뜨려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이번에는 원두재가 키커로 나서 강력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2골 차로 벌어지자 온두라스는 반격을 노릴 수밖에 없었는데 이것이 오히려 화근이었다. 온두라스가 공세를 강화하느라 수비가 헐거워지자 이동준이 역습 찬스에서 빠르게 돌파해 들어갔다. 중앙 수비수 멜렌데스가 이를 저지하려 고의적으로 잡아채는 파울을 범해 레드 카드를 받고 퇴장 당했다.

이후는 수적 우위까지 점한 한국의 일방적인 페이스였다. 전반 추가 시간 김진규가 올린 문전 크로스롤 골키퍼가 쳐냈는데, 좋은 위치를 잡고 있던 황의조가 편안하게 차 넣으며 3-0을 만들었다. 황의조의 두번째 골이자 첫 필드골이었다.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동준 대신 엄원상을 투입했다. 후반 이른 시간 4번째 골이 나왔다. 또 페널티킥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엄원상이 크로스를 올릴 때 가운데서 볼을 잡으려던 김진야를 상대 수비가 뒤에서 태클했다.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는 다시 황의조가 나서 후반 7분 해트트릭을 완성하는 골을 뽑아냈다.

이미 승부가 기운 가운데 김학범 감독은 8강전을 염두에 둔 듯 후반 12분 황의조, 강윤성을 빼고 김재우, 이강인을 교체 투입했다.

후반 19분 김진야의 5번째 골이 터지며 승리는 더욱 확실해졌다.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던 설영우의 크로스가 좌측으로 흘러나가자 김진야가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슛을 날려 골네트를 출렁였다.

김학범 감독은 권창훈, 원두재에게 휴식을 주고 이동경, 김동현까지 투입하며 여유롭게 경기 운영을 했다.

한국은 후반 37분 이강인의 멋진 골까지 보탰다. 아크 정면에서 볼을 받은 이강인이 왼발로 때린 중거리슛이 온두라스 골문 우측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강인은 루마니아전 2골에 이어 대회 3호 골을 기록했다. 6-0 대승을 마무리한 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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