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KAI·LIG넥스원·풍산 영업이익 확대…하반기 군수 선전 전망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코로나19 등으로 글로벌 항공업황이 부진의 늪에 빠지는 등 어려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방산업체들의 2분기 실적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KAI)의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000억원·600억원 상당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동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당초 예상보다 40% 가량 많은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 것이다.

완제기 납품 마무리에 따른 공백과 기체부품 주문 감소 등에도 불구하고 수리온 1차 개발·생산과정에서 벌어진 방위사업청과의 소송에서 최종 승소, 373억원에 달하는 일회성 이익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국형 전투기 KF-21 매출 구간이 확대되고 회전익항공기(헬리콥터)가 정상 납품되는 것도 실적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최근 인도네시아와 2744억원 규모의 다목적고등훈련기 T-50i 6대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안현호 사장 취임 이후 첫 완제기 수출을 성사시킨 데 이어 태국향 T-50TH 2대 추가 수출 등이 더해진다면 연간 수주 목표(2조9000억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 다목적고등훈련기 T-50i 항공기/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매출 1조4000억원·영업이익 900억원을 달성하는 등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설비투자 확대에 힘입어 민수부문의 수익성이 향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한화파워시스템은 매출 지연 완화로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하고, 자체사업도 고부가 엔진부품 위주로 제품 믹스를 개선하면서 적자 폭이 축소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화디펜스 역시 KDX-Ⅲ 구축함 프로젝트 개시로 매출이 늘어나고, 한화시스템은 '캐시카우' 역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화정밀기계는 중국을 중심으로 형성된 칩마운터 수요 강세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칩마운터는 핸드폰·스마트TV·자동차 전장품을 비롯한 고밀도·고집적 생산기술이 필요한 전자제품을 고속으로 자동조립하는 장비로, 한화정밀기계는 이를 주축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LIG넥스원의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000억원·200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경쟁사 대비 높은 ROE를 토대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0% 이상 확대된다는 것이다. ROE는 기업이 자본을 활용해 얼마나 이익을 창출했는지 표현하는 지표로, 1억원의 자본을 들여 당기순이익 1000만원을 확보하면 10%로 기록된다.

5월 방사청과 1640억원 규모의 '해상감시레이더-Ⅱ' 양산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조잔고가 7조원을 넘었으며, 대다수 해외 수주 물량이 국가간 계약이라는 점에서 리스크가 적다는 것도 향후 실적을 이끌 요소로 꼽힌다.

근접방어무기체계(CIWS-Ⅱ) 체계개발사업 입찰제안서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도 언급된다. 이는 방사청이 2030년까지 3200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사업으로, 한화시스템도 참전한 상황이다.

   
▲ LIG넥스원 근접방어무기체계(CIWS-II) 실물 모형/사진=미디어펜


풍산은 매출 8000억원·영업이익 800억원에 등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할 것이라는 예상을 받고 있다. 전기동가격이 급등하고 방산 내수가 회복되는 등 호재가 겹쳤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LME 전기동가격이 지난 5월 톤당 1만달러를 돌파하는 등 '역대급'으로 올랐으며, 방산매출도 전분기 대비 160% 가량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현대로템은 매출 7107억원·영업이익 158억원 등 실적이 하락했다. 군·민수 매출이 모두 늘어나는 등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음에도 레일솔루션 부문에서 160억원에 달하는 지체상금이 발생한 탓이다.

업계는 디펜스솔루션이 상반기에 K-1·K-1A1 전차 창정비를 비롯해 7034억원을 수주하는 등 총 1조원 이상의 성과를 냈으며, 레일솔루션도 최근 탄자니아와 호주에서 6900억원을 추가한 것을 들어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6월 항공기 부분품 수출이 77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5.6% 증가하는 등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방사청이 무기체계를 비롯한 방산제품을 기한 내 납품하지 못한 업체에게 부과되던 지체상금도 개선하기로 하는 등 수익성 향상을 위한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