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217조원·81년 대비 288배 급증…태양광·수소·UAM·인공위성 등 경쟁력 강화 나서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사진=한화그룹
[미디어펜=나광호 기자]"40년간 이룬 한화의 성장과 혁신은 한화가족 모두가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

한화그룹을 국내 재계 서열 7위로 끌어올린 김승연 회장은 1일 취임 40주년을 맞아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100년 기업 한화를 향해 나가자"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화그룹은 1981년 김 회장이 만 29세로 취임한 이후 자산규모가 지난해말 기준 217조원으로 288배, 매출(65조4400억원)도 60배 급증하는 등 재계 서열 7위로 도약했다. 

해외매출도 16조원 규모로 확대되고, △석유화학 △금융 △방위산업 △호텔·리조트 △태양광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는 등 계열사 수도 19개에서 83개로 늘어났다. 취임 당시 '함께 보람 있는 삶,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세계 속으로 뻗어나가자'던 김 회장의 발언이 현실로 이뤄진 것이다.

김 회장이 이끄는 한화그룹의 성장 스토리는 한양화학·한국다우케미칼 인수로부터 출발한 것으로 평가된다. 취임 직후인 1982년 제2차 석유파동 속에서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를 뚫고 내린 결단은 올 2분기 매출 1조3300억원·영업이익 2930억원을 기록한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으로 이어졌다. 이를 포함해 한화그룹 석유화학사업의 매출은 20조원 규모로 올라섰다.

   
▲ 한화그룹 신사업 방향/사진=한화그룹


사업 확장으로 위기를 돌파하는 김 회장의 뚝심은 IMF 외환위기에도 꺾이지 않았다. 누적 손실이 2조3000억원에 육박하던 대한생명을 2002년 인수하고 6년 만에 이를 해소하는 등 생명보험·손해보험·증권·저축은행을 비롯한 금융사 포트폴리오 구축의 기반을 다진 것이다.

또한 2010년 푸르덴셜투자증권을 인수하는 등 금융사업 경쟁력을 강화한 결과 한화생명은 127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회사가 됐으며, 지난해 매출 22조2230억원·영업이익 3784억원을 비롯한 실적을 토대로 디지털 금융 솔루션도 구축하고 있다.

2012년 인수한 독일 큐셀(현 한화큐셀)도 미국·유럽·호주 등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태양광 1위에 올랐으며, 전력판매 사업을 비롯한 포트폴리오 확장도 이어가고 있다.

2015년 삼성그룹과의 '빅딜'은 한화그룹 M&A 역사에서도 '백미'로 꼽힌다. 한화가 2조원을 들여 인수한 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는 한화종합화학·한화토탈·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 등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준비하는 회사들로 변모했다.

이 중 한화종합화학은 수소혼소기술을 가진 미국 PSM·네덜란드 ATH 인수를 토대로 친환경 민자발전사업 진출 등 수소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중으로, 한화토탈 대산공장의 부생수소를 활용한 수소모빌리티사업 등도 추진되고 있다.

   
▲ 한화그룹의 '스페이스 허브'/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산 계열사들은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사장의 지휘 하에 그룹의 영토를 우주로 확장하고 있다. 위성 전문업체 쎄트렉아이 지분을 인수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2) 액체로켓엔진을 개발 중으로, 한화시스템도 영국 위성통신 안테나기술 벤처기업 페이저솔루션 사업·자산을 인수하고 적외선(IR) 영상장치를 개발하는 등 국내외 위성사업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그간 전량 해외도입에 의존하던 이원추진제 추력기 개발에 돌입했다. 이는 궤도 수정과 자세 제어 등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으로, 위성의 수명과 직결된다.

한화시스템은 미국 오버에어와 손잡고 에어택시 기체 '버터플라이'도 개발 중이다. 이는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미국 위성 안테나업체 카이메타에도 투자하는 등 시너지 창출도 모색하고 있다.

두산DST 인수 등으로 탄생한 한화디펜스는 화력·기동·대공·무인체계를 망라하는 종합방산업체로, 글로벌 자주포 시장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K-9를 생산하는 등 K-방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AS-21(레드백) 장갑차 등을 앞세워 미국·유럽·호주를 비롯한 선진시장에서 한국산 무기체계의 입지를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의 뚝심이 없었더라면 우주사업 등 대규모·장기 투자가 필요한 사업에 진출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이라크 건설 현장 직원들을 위해 광어회를 공수하고, 플라자호텔 리모델링 당시 전직원에게 유급휴가를 제공하는 등 '으리'도 김 회장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