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제약 없는 경영 활동 위해 빠른 후속 조치 필요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재계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가석방 이후 국가 경제에 봉사할 수 있도록 행정적 배려 등 후속 조치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반도체 등 미래 산업의 패권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 시점이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위치한 삼성 복합단지를 찾아 스마트폰 생산공장 등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전날 법무부가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발표하자 재계는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경영 활동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가석방은 형을 면제받지 않고 구금 상태에서만 풀려난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취업에 제한을 받을 수 있고, 입출국 시에도 법무부 승인이 필요하다

법무부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과 관련해 경제 상황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박범계 장관은 브리핑에서 “이번 가석방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 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한 고려 차원에서 이 부회장이 대상에 포함됐다”고 했다.

재계에서는 앞으로 이 부회장이 국가 경제를 위해 활약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이 결정된 상황에서 논란을 진화할 수 있는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우선 법무장관의 취업제한 예외승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부회장 가석방 이후 삼성이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붙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총수가 전면에 나서지 못하면 프로젝트 진행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 부회장의 대외 활동이 제한되면 시너지가 반감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다.

최근 삼성의 핵심 먹거리에 경고음이 들어오고 있다. 반도체 시장에서는 대만 TSMC와 미국 인텔이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 방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엔비디아 등도 M&A를 통해 몸집을 불리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중국 샤오미가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위협하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 6월에 월간 점유율 17.1%로 삼성전자(15.7%)를 제치고 사상 처음 세계 선두에 자리했다.

재계는 이 부회장 경영 복귀 시점이 앞당겨질수록 우리 경제와 삼성의 미래 경쟁력에 긍적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래 시장을 선점하고,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총수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가석방의 핵심은 경제다. 코로나 시국으로 어려운 경제와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을 기대한 것”이라며 “이런 취지라면 이 부회장의 빠른 경영 복귀가 중요하다. 적극적 투자 등 코로나 이후 우리 경제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전향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재계는 이 부회장의 사면을 또 한번 정부에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5단체장은 오는 11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회동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경제단체장들은 경제 현안을 논의하면서 이 부회장 사면 문제도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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