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신남방정책', 유통은 일단 보류..."국내서 위상 되찾는다"
최대 규모, 최초 입점 등 '롯데백화점 동탄점' 랜드마크로 세울 것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롯데그룹이 동남아 시장에서 유통사업 확대를 잠시 보류한다.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대내외적 상황이 어려워진 것도 있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본진인 국내에서도 경쟁사 추격에 ‘1위 유통기업’ 지위가 흔들리는 탓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최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 오프라인 유통 점포 출점을 미루고, 실적이 좋지 않은 브랜드를 정리했다. 

   
▲ 지난 4월27일 롯데자이언츠 구단주로 야구장을 방문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롯데그룹 제공


롯데백화점의 경우 올 2분기 해외실적이 호조를 보였지만, 올해는 베트남과 인니에 새로운 점포를 낼 계획은 없다. 해당 국가들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하고 있어, 신규 점포를 내더라도 정상영업이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롯데마트도 올해 4분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신규점 출점 계획을 연기했다. 코로나19 직전까지만 해도 2023년까지 인도네시아 내 롯데마트를 100개점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잡았지만, 현재 절반 수준인 49개에 머무르고 있다. 오히려 2019년 50개에서 1곳이 줄었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올 2분기 할인점 매출은 1조4240억원으로 4.8% 감소했고, 26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해외 점포의 부진으로 전체 매출이 감소했다고 롯데쇼핑은 설명했다.

앞서 롯데리아와 롯데멤버스는 아예 인도네시아 사업을 정리했다. 

동남아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미래 성장 기지로 보고, 10여 년 전부터 유통과 화학 등 핵심 계열사 진출을 진두지휘한 시장이다. 해외 사업이 코로나19 복병에 발목이 잡힌 대신, 롯데는 국내 시장에서 떨어진 위상을 끌어올리기로 전략을 수정했다. 

그간 롯데가 1등 유통기업이라 불린 데는 백화점의 공이 컸다. 2015년 백화점 연매출이 30조원에 달했을 정도다. 최근 몇 년 하락세를 그리면서 지난해 연매출은 16조원을 기록했다. 

경쟁사인 신세계(13개)와 현대(16개)는 전체 점포 수로는 아직 롯데 절반에 미치지 못하지만, 전략 점포 육성으로 롯데를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강남점 단일점포에서 연매출 2조원을 넘겼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최단 시간 1조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 오는 8월20일 문 여는 롯데백화점 동탄점 1층 스트리트몰 조감도/사진=롯데쇼핑 제공


롯데쇼핑은 올해야말로 유통명가의 저력을 보여준다는 포부다. 

해외시장 신규 출점은 보류했지만, 국내에서는 7년 만에 백화점 신규 점포를 냈다. ‘수도권 최대 규모’란 타이틀부터 되찾았다.

오는 20일 정식 개장하는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지하 2층~지상 8층에 영업면적만 9만3958㎡(약 2만8400평)다. 서울권 최대로 오픈한 여의도 더현대서울(8만9100㎡)과 2015년 개장 당시 수도권 최대 규모였던 판교 현대백화점(9만2416㎡)을 넘어섰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에는 경기 남부 최대 규모 '나이키 매장'부터, 직접 디자인 가능한 '컨버스 바이 유'까지 MZ세대가 좋아하는 트렌디한 요소들이 파격적인 공간으로 들어선다. 

다음 달에는 경기 의왕에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타임빌라스’를 연다. 점포명에 지역 이름을 붙이는 대신, ‘시간도 머무는 곳’이란 의미를 담은 타임빌라스로 명명했다. 기존에 롯데 아울렛에서 볼 수 없었던 방식으로 공간을 새롭게 조성하겠다는 의지다.  

롯데타운이라 불리는 서울 잠실의 롯데마트에는 역대급 규모의 와인 매장을 열 계획이다. 

황범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는 “동탄점은 7년 만에 선보이는 신규 점포로 ‘고객에게 완벽한 휴가와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복합 공간으로 구성했다”며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와 상권 고객의 관점을 충실히 반영해 동탄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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