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냉이보다 5~10배 싼 겨자무 주재료로 사용…원재료명에는 '고추냉이'로 표기
[미디어펜=이다빈 기자]'겨자무'(서양 고추냉이)를 사용하면서 '고추냉이'(와사비)를 사용한 것처럼 표시한 업체들이 식품당국에 적발됐다.

   
▲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적발된 오뚜기제유 위반제품/사진=식약처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고추냉이 제품을 제조하는 식품제조가공업체 등 13개 업체를 대상으로 단속을 실시한 결과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업체 9곳을 적발, 행정 처분 및 수사의뢰를 했다고 밝혔다.

적발된 업체는 오뚜기제유, 이마트, 롯데쇼핑, 홈플러스, 움트리, 대력, 녹미원, 아주존 등 9개 업체다.

해당 업체들은 겨자무를 사용해 제품을 제조한 뒤 가격이 약 5~10배 가량 비싼 고추냉이를 사용한 것처럼 표기했다. 식약처가 고시한 '식품 기준 및 규격'에는 겨자무와 고추냉이가 서로 다른 식물성 원료로 구분됐다. 

특히 오뚜기제유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겨자무와 겨자무 분말만 20∼75%를 넣은 '와사비분'(향신료 조제품) 등 5개 제품을 제조하고 원재료명에는 고추냉이만 사용한 것처럼 표시했다. 또 제조된 제품 321톤(약 31억4000만원)은 유통전문판매업체인 오뚜기에 판매됐다.

움트리(경기 포천 소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겨자무·겨자무 분말을 15∼90% 넣은 '생와사비' 등 총 11개 제품을 제조하고 제품명과 원재료명에는 고추냉이만 사용한 것처럼 표기했다. 움트리는 약 457톤(약 32억1000만원)의 제품을 이마트, 롯데쇼핑, 홈플러스와 자사의 50여개 대리점에 판매했다.

아울러 대력(경남 김해 소재)은 올해 3∼6월 '삼광593' 등 2개 제품을 각각 95.93%와 90.99%의 겨자무 분말을 사용해 제조한 뒤 원재료명에는 고추냉이와 혼합 사용한 것처럼 표시했다. 해당 업체는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해 약 231톤(23억8000만원)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녹미원 식품영농조합법인(전북 임실 소재)은 올해 3∼7월 겨자무 분말과 고추냉이를 혼합해 제조한 '녹미원 참생와사비' 제품을 인터넷 쇼핑몰 등에 1.7톤(약 2000만원)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농업회사법인 아주존(충남 아산 소재)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겨자무 분말과 고추냉이를 혼합해 제조한 '아주존생와사비 707' 등 2개 제품을 70.9톤(약 3억7000만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식약처는 표시 기준을 위반한 5개 업체뿐 아니라 이들 업체와 위·수탁 관계인 주식회사 오뚜기, 이마트, 롯데쇼핑, 홈플러스 등 4개 유통업체에 대해서도 관할 관청에 행정처분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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