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전체가 갤러리…동탄점 '아트 마케팅' 강 부회장 주목
유럽 거리 연상케 하는 바닥에 통 유리창 '백화점 공식' 깼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롯데쇼핑이 7년 반 만에 선보인 신규 점포, 롯데백화점 동탄점이 손님 맞을 채비를 끝냈다. 경영권 분쟁과 사드 보복 등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낸 이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강조한 ‘뉴(NEW)롯데’로서 변화를 보여주는 첫 백화점 매장이다.     

18일 경기도 화성시 오산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동탄점이 오는 20일 정식 개장을 앞두고 사전 개방(프리오픈, Pre-Open)했다. 동탄점은 지하 2층에서 지상 8층에 연면적 약 24만6000㎡(약 7만4500평)으로, 수도권 최대 규모다.

   
▲ 롯데백화점 동탄점 건물 외벽에 설치된 미디어아트. 구내외 작가와 협업해 CJ파워캐스트에서 설치했다./사진=이서우 기자


정식 개장 전까지 일부 시설은 이용할 수 없는데도 방문객들이 몰렸다. 롯데백화점은 이날 오전 11시경 방문객 입장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오전 10시30분부터 대기줄이 늘어서면서 결국 10시 40분 정문을 열었다. 

오후 12시 52분경 강희태 롯데그룹 유통BU장(부회장)도 롯데백화점 동탄점을 찾았다. 직원들과 함께 층마다 꼼꼼히 둘러본 강희태 부회장의 시선이 지하 2층 한 매장에서 멈췄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디어아트 전시를 여는 곳이다. 

다빈치 전시회 부스 앞에서 마주친 강 부회장은 동탄점을 잘 만든 것 같냐는 질문에 “아직 정식 개장 전”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흡족한 미소로 답을 대신했다. 

   
▲ 18일 롯데백화점 동탄점을 방문한 강희태 롯데그룹 유통BU장(오른쪽 세번째)이 지하 2층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디어아트 전시 공간 앞에서 직원들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사진=이서우 기자


롯데쇼핑은 이번 동탄점을 개장하면서 규모와 인테리어, 매장구성 등 모든 면에서 ‘롯데 같지 않은 롯데백화점’을 만들기 위해 노하우를 총동원했다고 강조했다. 

동탄점에서 선보인 해당 전시회는 지금껏 다빈치를 다룬 전시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유통가 소비 주축으로 떠오른 MZ(1980~2000년대 출생)세대들이 아트테크(미술+제태크)란 신조어까지 만들어낼 정도로 가치소비를 중시한다는 데 착안한 차별화 장소인 셈이다. 

실제로 동탄점은 단순 쇼핑공간을 넘어 매장 전체가 하나의 갤러리처럼 느껴질 만큼 곳곳에 문화예술 요소를 가미했다. 건물 외벽과 내부 기둥마다 미디어 아트 디자인 회사 디스트릭트(d'strict)의 작품들이 물결쳤다.

   
▲ 롯데백화점 동탄점 3층 mtl 카페에서는 야외 정원 '더 테라스와 디아이' 전경을 바라보며 독일 베를린에서 온 '보난자' 커피를 마실 수 있다./사진=이서우 기자


바닥재도 보통 백화점에서 사용하는 대리석이 아닌, 야외바닥을 조성할 때 쓰는 벽돌조각으로 꾸몄다.

백화점 1층은 전통적으로 화장품 매장이란 공식을 깨고, 발렌시아가 등 명품과 전자제품 체험 매장을 배치했다. 샤넬과 디올 등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는 2층으로 올라간 대신, 바깥 벽면에 일렬로 배치해 소비자들이 한눈에 둘러보기 쉽도록 했다.    

백화점에는 창문이 없다는 것도 롯데백화점 동탄점에선 옛말이다. 1층부터 6층까지 한눈에 보이도록 시원하게 점포 정중앙을 뚫고, 천장과 벽면에 채광창을 적용해 개방감을 줬다. 기존 롯데백화점 점포에서 아쉬웠던 부분인 낮은 층고도 개선했다. 3층에서 6층까지는 쇼핑을 하는 내내 전면 유리창을 통해 테라스 야외정원을 감상할 수 있다. 

   
▲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중앙이 뚫린 구조로, 천장에 채광창을 적용했다./사진=이서우 기자

버튼을 누르지 않고 손가락만 가까이 대도 작동하는 비접촉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핸드레일 소독기를 설치하는 등 방역에도 신경을 썼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SRT 동탄역과 연결돼있어 접근성이 좋고, 동탄점에만 입점한 특화 매장으로 차별화해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동탄 상권 고객의 관점을 충실히 반영한 만큼, 동탄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18일 롯데백화점 동탄점 1층에서 소비자(가운데)가 기둥에 설치된 미디어아트를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사진=이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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