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해 엔트리에 복귀했다. 하지만 보직이 변경됐다. 선발이 아닌, 불펜투수로 뛰게 된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23일(이하 한국시간) 김광현을 메이저리그 26인 로스터에 등록했다. 팔꿈치 염증으로 지난 10일(9일자로 소급 적용) 열흘짜리 부상자명단(IL)에 올랐던 김광현은 2주일 만에 복귀했다.

빅리그로 돌아왔지만 김광현은 보직이 변경됐다.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져 불펜 대기한다.

김광현은 올 시즌 선발로만 19경기 등판해 6승 6패, 평균자책점 3.36을 기록했다. 선발에서 밀려날 정도의 성적은 아니다.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한 지난해에도 데뷔전에서만 마무리투수로 한 차례 나섰을 뿐 이후 선발로 꾸준히 7차례 등판했던 그다.

   
▲ 사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SNS


김광현이 시즌 도중 갑작스럽게 불펜으로 이동하게 된 것은 팀내 마운드 사정과 김광현의 몸 상태 때문이다.

김광현이 부상으로 빠진 사이에도 세인트루이스 선발 로테이션은 이상 없이 가동됐다. 잭 플레허티와 마일스 마이콜라스가 부상에서 복귀해 선발진에 가세했고, 이적생으로 영입한 J.A. 햅과 존 레스터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베테랑 에이스 애덤 웨인라이트가 건재해 이들 5명으로 충분히 선발진을 꾸릴 수 있다.

김광현은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했다고는 하지만 민감한 부위의 부상으로 많은 이닝과 투구수를 소화해야 하는 선발을 계속 맡는 데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마이크 쉴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김광현이 선발로 복귀할 수도 있었지만, 그럴 경우 재활할 시간이 더 필요했다. 하지만 불펜으로는 등판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김광현의 보직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김광현을 다시 엔트리에 넣으면서 쉴트 감독은 면담을 통해 이런 사정을 설명했다고 한다.

쉴트 감독은 "김광현이 선발 투수로 뛰는 것을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김광현도 선발로 뛰고 싶다는 바람을 솔직하게 말했다"면서 "하지만 김광현은 팀을 우선으로 하는 선수다. 팀이 필요로 한다면 어떤 보직이든 괜찮다고 밝혔다. 고마웠다"고 전했다.

김광현은 당분간 불펜에서 롱 릴리프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쉴트 감독은 "김광현이 3이닝 동안 45개 정도의 공을 던질 수 있는 상태"라며 어떤 식으로 활용할 것인지를 내비쳤다.

메이저리그로 진출할 때부터 선발을 목표로 했던 김광현은 그동안 선발로 정착해 활약을 이어왔으나, 팔꿈치 부상이라는 변수로 인해 불펜투수로 뛰게 됐다. 다만, 팔꿈치 상태만 확실하게 좋아지면 언제든 선발로 복귀할 가능성은 있다. 선발진에서 부상 또는 부진으로 이탈자가 나올 경우 대체할 우선 순위는 김광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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