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화끈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최종예선 첫 승을 신고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레바논과의 A조 2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후반 교체 투입된 권창훈이 황희찬의 도움으로 천금의 결승골을 터뜨렸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로써 한국은 이라크와 1차전 무승부 후 최종예선 첫 승리를 올리고 승점 4점이 됐다. 레바논은 1차전에서 UAE(아랍에미리트)와 비긴 후 이날 패배로 승점 1점에 머물렀다.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이 종아리 근육 염좌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지고 황의조(보르도)가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어서 벤투 감독은 이라크전과는 상당히 다른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을 내세웠다.

A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조규성(김천상무)이 최전방을 맡고 황희찬(울버햄튼), 이재성(마인츠), 이동경(울산현대), 나상호(FC서울)가 2선에 배치됐다. 황인범(루빈 카잔)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중원을 지휘하고 포백은 이용(전북현대), 김민재(페네르바체), 김영권(감바오사카), 홍철(전북현대)로 구성했다. 골문은 김승규(가시와 레이솔)가 지켰다.

예상했던 대로 레바논이 수비적으로 나오자 한국은 전반전 내내 레바논 진영에서 일방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슛을 많이 때리긴 했는데 이라크전과 마찬가지로 골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전반 10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민재가 머리로 문전으로 보낸 볼을 이재성이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레바논 골키퍼 무스타파 마타르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16분 이재성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왼발 강슛을 날렸으나 또 골키퍼에게 걸렸다. 전반 40분에는 이동경의 크로스를 조규성이 머리로 슛해봤으나 골문을 벗어났다. 추가시간 황인범과 이동경의 잇따른 슛도 마타르 골키퍼가 기가 막히게 막아냈다.

0-0으로 후반을 맞자 벤투 감독은 후반 들며 조규성 대신 황의조를 넣었고, 후반 12분에는 나상호와 이동경을 빼고 송민규(전북현대)와 권창훈(수원삼성)을 투입했다. 교체 카드가 곧바로 효과를 봤다.

황의조가 전방에서 적극적인 압박으로 상대 수비를 묶자 황희찬이 측면을 자유롭게 오가며 특유의 돌파와 크로스로 레바논을 괴롭혔다.

후반 15분 드디어 기다리던 선제골이 터져나왔다. 왼쪽 측면을 돌파한 황희찬의 컷백을 쇄도하던 권창훈이 왼발 슛으로 골을 뽑아냈다. 황희찬의 패스도, 권창훈의 지체없는 논스톱슛 마무리도 빛났다.

한국이 득점을 올리자 그동안 툭하면 그라운드에 넘어져 '침대축구'를 구사하던 레바논 선수들의 플레이가 달라졌다. 라인을 끌어올려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고, 넘어져도 금방 일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레바논의 뒷공간에 틈이 보이자 좋은 찬스를 잇따라 엮어냈다. 송민규가 후반 30분과 후반 43분, 좋은 슈팅 기회를 잡았으나 공이 뜨면서 아쉬운 탄성을 낳았다. 추가시간에는 황희찬이 작심하고 날린 중거리 슛이 골문을 살짝 비켜가 끝내 추가골을 넣지는 못했다.

레바논의 막판 반격이 무위에 그치면서 한국은 한 골 차지만 최종예선 첫 승리를 수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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