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현재 주가 하락 과도한 측면…단기 영향력 제한적"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금융당국이 빅테크 금융 플랫폼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를 예고하면서 네이버(NAVER)와 카카오 주가가 급락했다. 꾸준히 상향세를 보이던 이들의 주가가 출렁임에 따라 시장 충격도 적지 않은 모습이다. 이들 기업의 주가 향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사진 위부터 카카오, 네이버 CI. /사진=각 사 제공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7분 기준 카카오는 전일 대비 5.42% 내린 13만1000원, NAVER는 2.44% 내린 39만9500원을 기록 중이다. 두 기업 모두 전날에 이어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전날인 지난 8일 이들 주가는 일제히 폭락했다. NAVER는 전 거래일 대비 3만5000원(7.87%) 내린 40만950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고 카카오 역시 1만5500원(10.06%) 급락한 13만8500원에 장을 끝마쳤다. 이들 기업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시가총액 13조원이 증발했다. 

카카오와 NAVER 주가 급락의 원인은 금융당국의 규제 우려에 있다. 

지난 7일 금융당국은 ‘제5차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상황 점검반 회의’를 열고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페이 등에서 제공하고 있는 펀드, 보험 상품 등의 판매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위반행위로 판단했다.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파이낸셜과 같은 온라인 금융플랫폼은 금소법 대상이라는 이야기다. 즉 금융상품을 비교·추천하는 등 소비자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금융당국에 등록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카카오와 네이버가 해당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기 위해서는 24일까지 금융 상품 판매대리·중개업자로 등록을 마쳐야 한다. 

여기에 정치권을 중심으로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필요성이 대두되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7일 ‘공룡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근절 및 대책 토론회’에서 “혁신 기업을 자부하는 카카오가 공정과 상생을 무시하고 이윤만을 추구했던 과거 대기업들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증권가에서는 물론 규제 이슈에 대한 우려는 존재지만 이 같은 주가 하락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단기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 움직임은 실질적인 영향 대비 과한 수준”이라며 “규제 자체로 보면 크게 문제가 안 되는 상황이나 추가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며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이나 미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인터넷·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가 국내에서도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로 네이버, 카카오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면서도 “당장은 규제와 관련된 구체적인 이행 사항이나 수수료율 제한과 같은 직접적으로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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