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UAM‧로보틱스도 뛰어들었는데…전동화 '투 트랙' 역량 충분
탈원전‧탈탄소에 재생에너지 개발도 한계 …수소생태계 활성화로 극복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수소차에 집중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미래차 경쟁력에 뒤쳐질 우려가 있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수소연료전기차 넥쏘를 비롯해 다양한 수소발전 시스템 등의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 당시 전기차에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는 세간의 지적이었다. 

   
▲ 미래의 물류 운송수단이 될 트레일러 드론 앞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테슬라를 비롯해 다양한 전기차업체들의 등장으로 전기차가 미래차로 집중받으며 이렇다 할 전기차가 없었던 현대차그룹의 미래경쟁력에 의구심을 품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이런 시선을 무시하듯 현재의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업계 최초로 전기차 전용플랫폼을 통해 제작된 새로운 모델을 출시했다. 더욱이 여전히 수소연료전기차 분야에서도 최고의 기술력을 유지하고 있따. 

이런 현대차그룹의 투트렉 전략은 현재 국내 산업계를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구심점을 만들어냈다. 

지난 8일 일산 킨텍스 제 2전시장에서 국내 수소경제를 주도하는 15개 회원사로 구성된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이 각 회원사 최고경영자 및 기업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 출범을 알렸다.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의 출범 회원사는 현대차그룹, SK그룹, 포스코그룹, 롯데그룹, 한화그룹, GS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두산그룹, 효성그룹, 코오롱그룹, 이수그룹, 일진, E1, 고려아연, 삼성물산 등 15곳이다.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은 현대차그룹·SK그룹·포스코그룹 3곳이 주도해 이번 출범을 준비해왔다. 이들은 지난 3월 수소경제위원회에서 논의된 대로 수소경제를 활성화하고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기업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 뜻을 함께하고, 이에 최고경영자 협의체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후 효성그룹까지 참여 의사를 밝혀 4개 그룹 회장이 지난 6월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만나 수소기업협의체 출범을 공식화하는 데 합의했다.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설립이 닻을 올리며 국내 수소경제 전환과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수소 산업 진출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은 △회원사 간 수소사업 협력 추진 △수소 관련 투자 촉진을 위한 글로벌 투자자 초청 인베스터 데이 개최 △해외 수소 기술 및 파트너 공동 발굴수소 관련 정책 제안 및 글로벌 수소 아젠다 주도 등을 통해 수소경제 확산 및 수소산업 경쟁력 강화의 핵심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이번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이 중요한 것은 기업들의 미래경쟁력을 위해 하나로 뭉쳤다는 것에 있다. 이 중심에 서있는 것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데 노력을 기울려온 현대차그룹에 있다. 

현대차그룹이 수소에 관심을 보인 것은 현 정몽구 명예회장이 회장으로 기업을 이끌어 올 때부터 시작됐다. 광주를 중심으로 기반을 다져 국내 산업 전방으로 확장을 꿈꿨던 정몽구 명예회장의 뜻은 정의선 회장으로 이어졌다. 

정의선 회장은 수소의 활용범위를 넓혀 상용차부터 발전기관 등으로 확대시켰고 상용화를 달성하는 것까지 완성했다. 현재는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이 될 중요한 사업이 됐다. 

현대차그룹은 분산된 개발역량을 집중시켜야 된다는 지적에 큰 신경을 쓰지 않고 꾸준한 노력을 기울였다. 더욱이 수소산업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이런 우려의 목소리를 키우는 역할을 했다. 

한 곳에 집중을 한다면 좀 더 높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너무 한쪽으로 집중하다보면 갑작스런 변수와 변화에 대한 대응이 힘들어 질 수 밖에 없다. 

당장 일본만 두고 봐도 친환경차 시장이 디젤로 집중될 때,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독일의 경우 디젤에 집중했던 시스템을 전동화로 교체하는 작업이 뒤져지며 전기차 전환이 느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 글로벌 시장분석 차 직접 해외현지공장을 방문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은 미래 신성장동력의 일환으로 수소산업 활성화의 태동기를 이끌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이런 보습을 봐 왔던 현대차그룹인 만큼 한곳의 올인하는 집중보다 두 가지를 동시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왔고 현재의 현대차그룹의 기본기를 다지게 했다. 

나아가 도심항공모빌리티(UAM)과 로보틱스 등까지도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모습으로 성장시켰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질타와 질투어린 시샘을 버티며 연구개발(R&D)에 집중해온 만큼 기존과는 다른 모습의 발전시스템으로 비행체를 운행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수소연료전지 시스템과 전기차의 배터리시스템이 동떨어진 기술도 아니기 때문에 고성능 수소연료전기차도 근시일내에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모든 것들이 가능했던 게 현대차그룹의 투트랙 전략 덕분이다. 

심지어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과 같은 상용 수소차도 이같은 현대차그룹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수소에 관심을 보였던 것은 친환경성이 강화되고 있는 산업분위기를 의식해서였다. 환경규제 강화로 내연기관의 종말이 점쳐졌고 이같은 분위기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며 친환경에너지가 각광받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이런 현대차그룹의 전략은 이제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다. 

친환경을 넘어 무공해연료로 불릴 정도의 수소를 활용한 에너지원은 전 지구적인 차원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생산과정에서의 문제는 존재하지만 이는 가솔린과 디젤 같은 연료의 관심에서 보는 시선이다. 하지만 실상은 '에너지 전환의 한 과정'으로 보는 게 맞다.

자동차의 동력원 분야를 놓고 본다면, 전기차는 화력‧원자력‧풍력‧태양광 에너지의 전기화에서 배터리 충전을 거쳐 모터를 통해 운동에너지로 전환되는 과정을 거친다.

수소차는 그 중간에 전기에너지를 수소로 전환시키는 과정이 하나 추가된다. 물론 과정이 추가될수록 에너지 손실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에너지의 운송 측면에서는 이점을 갖는다.

에너지를 쉽게 운송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큰 이점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탈원전이 추진되는데다, 재생에너지로 충분한 전기를 생산할 만한 자연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 더욱 그렇다.

현 정부의 의도대로 탈원전 스케줄이 진행된다면, 우리나라는 화력발전소를 더 짓거나 각 가정과 공장에서 전기부족 사태를 감수하며 사는 방식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탈탄소 시대에 화력발전소를 무작정 늘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일상 생활과 산업을 마비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수소생태계가 구축된다면 또 하나의 선택지가 생긴다.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충분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국가에서 전기를 수소로 전환하고, 그걸 선박으로 들여와 사용하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수소를 제외한다면 재생에너지 생산국으로 배터리를 여러 개 묶은 거대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싣고 가 충전한 다음 그걸 다시 가져오는, 말도 안 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전기차와 수소차는 둘 중 하나가 모든 것을 가져가고, 다른 하나는 도태되는 제로섬 게임의 상황에 놓여있지 않다. 두 분야에서 모두 성공적인 성과를 내는 게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부분도 많다. 현대차그룹, 그리고 코리아 H2 서밋이 함께하는 여러 기업들의 도전이 높이 평가받아야 할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몽구 명예회장부터 정의선 회장까지 묵묵히 상용화와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수소분야의 현대차그룹 노력에 다양한 기업들이 함께 하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장이 열렸다"며 "무조건 적인 긍정론을 펼치기는 힘들 수 있지만 한 뜻으로 뭉친 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은 응원해야 할 일이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