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방역수칙 위반으로 받은 징계에서 풀리자마자 복귀한 키움 히어로즈 투수 안우진(22)이 팀의 긴 연패를 끊는 역투를 펼쳤다.

안우진은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홈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 5⅔이닝 4피안타 10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83개의 공을 던졌고, 최고 구속 156km를 찍을 정도로 구위가 위력적이었다. 10탈삼진은 한 경기 개인 최다 기록이기도 했다.

안우진의 복귀는 논란이었다. 안우진은 지난 7월 팀 선배 한현희와 함께 수원 원정 숙소에서 이탈해 서울의 호텔 방에서 외부인이 포함된 술자리를 가져 파문을 일으켰다.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어긴 모임이어서 파장이 컸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안우진과 한현희에게 36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500만 원의 징계를 내렸다. 키움 구단은 한현희에게 추가 15경기 출장정지와 벌금 1000만원, 안우진에게는 출장정지 없이 벌금 500만원의 자체 징계를 내렸다.

당시 홍원기 키움 감독은 "안우진과 한현희를 올 시즌 전력에서 제외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지만, 징계 해제가 가까워지자 최근 이를 번복했다. 그리고 먼저 징계가 끝난 안우진을 이날 선발로 등판시켰다.

   
▲ 사진=키움 히어로즈


'돌아온 탕아' 안우진의 이날 NC전 피칭 내용은 홍 감독이 왜 논란을 감수하고 다시 기용하기로 결정했는지 간접적으로 설명이 됐다. 선발진이 무너진 키움은 연패에 빠지며 어려움에 처해 있었고, 안우진은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투수로서의 능력만큼은 여전했기 때문이다.

경기 전 키움 선수단에 고개 숙여 사과하고 반성의 뜻을 보인 안우진은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 키움이 최근 6연패(3무 포함)에 빠져 가을야구 진출을 위한 순위 경쟁에서 어려움에 빠져 있는 상황이었다.

안우진은 적어도 키움 입장에서는 '속죄투'가 될만한 호투를 이어갔다. 1회초 선두타자 전민수를 우익수 뜬공 처리한 것을 시작으로 나성범과 양의지를 2루수 땅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1회를 삼자범퇴로 막아 좋은 출발을 했다. 

2회초는 아예 3연속 삼진으로 끝냈고, 3회초 역시 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간단히 요리했다.  최고구속 156km의 강속구와 각도 큰 슬라이더에 NC 타선은 속수무책이었다.

3회말 키움이 김혜성의 적시타와 상대 실책으로 2점을 선취한 후인 4회초, 안우진은 위기를 맞았다. 선두타자 전민수에게 첫 안타를 맞은 뒤 나성범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양의지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다. 1사 1, 2루의 실점 위기가 됐으나 안우진은 알테어와 노진혁을 잇따라 삼진으로 솎아내 스스로 불을 껐다.

5회초 역시 삼자범퇴로 넘긴 안우진은 6회초에는 실점을 피하지 못했다. 선두타자 김주원에게 2루타를 맞은 다음 곧바로 전민수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2-1로 추격당한 안우진은 나성범을 중견수 뜬공 처리했고 양의지에게는 좌전안타를 맞았다. 여기서 알테어를 다시 삼진으로 잡고 2사 1, 2루가 된 가운데 김재웅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물러났다.

구원 등판한 김재웅이 노진혁을 2루수 땅볼로 아웃시켜 안우진의 추가 실점을 막았고 키움은 리드를 지켰다.

안우진이 역투하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물러난 다음 키움 타선과 불펜진이 분발해 6연패에서 벗어나는 승리를 완성했다. 6회말 이정후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자 송성문이 우중간 3루타를 때려 추가점을 뽑았고, 박병호의 적시타가 이어져 4-1을 만들었다.

7회부터는 김성진, 이승호, 김태훈이 차례로 등판해 1이닝씩 이어던지며 무실점으로 NC의 추격을 봉쇄했다.

키움은 10경기만에 승리를 맛보며 공동 5위였던 NC를 밀어내고 단독 5위가 됐다.  안우진은 징계 후 복귀전에서 팀을 연패에서 구해내면서 시즌 4승(7패)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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