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 부문 떼어내고 친환경·신에너지 사업 집중…IPO시 기업가치 높이기 위한 전략
[미디어펜=이동은 기자]SK에코플랜트가 플랜트부문의 분할 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진정한 매각(true sale) 보다는 기업공개(IPO)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포석일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제외한 플랜트 부문을 물적분할해 매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유력한 인수 후보자는 이음프라이빗에쿼티(PE)로 상환전환우선주(RCPS) 50%+1주를 가져가는 구조로 매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SK에코플랜트 CI./사진=SK에코플랜트 제공


SK에코플랜트는 앞서 사명을 변경하면서 사업부문을 △에코비즈니스(폐기물·수처리) △에코에너지(신재생에너지) △에코스페이스(주택건축) △에코엔지니어링(플랜트) △에코인프라(인프라)로 개편했다. 이 가운데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는 부문은 에코엔지니어링 내의 화공플랜트, 발전플랜트 등이다. 에코엔지니어링 내의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는 보안 등의 문제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플랜트 부문을 매각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ESG 경영을 강조한 SK그룹 기조에 따라 화공, LNG 등 발전 플랜트를 떼어내고 수처리, 매립 등 환경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SK에코플랜트가 상장 준비를 위해 플랜트 부문에 대한 소유권을 잠시 넘겨주는 셈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SK에코플랜트가 기업가치를 높게 인정받기 위해 수익성이 다소 낮은 플랜트 부문을 실적에서 제외시키려는 목적이라는 해석이다. 매각 구조를 봐도 항후 SK에코플랜트가 IPO를 단행하고 난 후 자금조달이 용이해지면 다시 플랜트 부문을 되사올 수 있다.

SK에코플랜트가 상장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수익이 많이 나고 성장전망이 좋아야 한다. 하지만 통상 건설 플랜트 부문은 수익성이 낮으며, SK에코플랜트 플랜트 부문 매출총이익률도 건축주택 등 다른 부문에 비해 높지 않은 상황이다. 

플랜트 부문이 실적에서 빠지고, SK에코플랜트가 확장하고 있는 환경 사업 부문에서 수익이 나기 시작하면 SK에코플랜트는 수익성과 성장 전망 측면에서 모두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동시에 분할 법인은 이음PE로부터 유치한 자금을 바탕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수익성 개선에 나설 수 있다. 분할 법인이 상환전환우선주를 발행하게 되면 매각 대금은 SK에코플랜트가 아닌 분할 법인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한 기업분석 전문가는 “SK에코플랜트의 플랜트 부문의 매출이 대부분 SK그룹 계열사에서 나오는 캡티브 마켓 구조이기 때문에 그룹 입장에서도 완전히 매각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번 매각은 SK에코플랜트가 상장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기 위해 일시적인 사업 정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