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투타 겸업' 일본인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가 남은 시즌 '투수'로는 더 이상 등판하지 않는다. '전설' 베이브 루스의 대기록에 대한 도전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조 매든 에인절스 감독은 30일(이하 한국시간) 기자회견에서 "오타니가 올 시즌 더 이상 투수로는 등판하지 않는다. 타자에만 전념한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를 자신이 주인공인 만화처럼 만들어놓았다.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투수와 타자를 겸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힘든 상황에서 투타 모두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

   
▲ 사진=LA 에인절스 SNS


오타니는 올해 투수로 23경기 선발 등판(이하 기록은 29일 현재)해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타자로는 150경기 출전해 타율 0.256, 45홈런, 98타점의 성적을 내고 있다.

선발투수로 9승이나 올리고 3점대 초반 평균자책점으로 에이스급 활약을 했다. 타율은 그렇게 높지 않지만 45홈런으로 홈런왕 경쟁 3위(1위 캔자스시티 살바도르 페레스 37개)를 달리고 있으며 100타점이 눈앞이다.

2021시즌 메이저리그는 '오타니 광풍'에 휩싸였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그런데 한 가지 오타니가 더욱 의미있는 도전을 하고 있는 부분이 있었다. 한 시즌 '두자릿수 승리+두자릿수 홈런'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다. 이는 1918년 베이브 루스가 투수 13승, 타자 11홈런으로 기록을 세운 후 103년 동안 그 누구도 이루지 못했다.

오타니는 10승에 단 1승만 남겨뒀다. 지난 4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9승째를 올린 후 3번의 선발 등판에서 1패만 안고 모두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해 10승 달성을 못했다. 최근 2경기 등판에서는 8이닝 2실점, 7이닝 1실점 호투를 하고도 팀 타선의 지원 부족으로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오타니는 27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이 마지막 등판이었기 때문에 한 번은 더 선발로 나서 10승 도전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10승 도전보다는 다음 시즌에 대비해 무리하지 않고 관리를 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한 듯하다. 7월까지 37홈런을 날리는 무서운 페이스로 홈런왕을 쉽게 따내는 듯했던 오타니가 8월 5개, 9월 3개의 홈런에 그치며 경쟁자들에 역전 당한 이유도 피로 누적으로 인한 체력적 문제 때문으로 분석된다.

비록 베이브 루스 기록에 대한 도전을 멈추고, 홈런왕도 놓칠 것처럼 보이지만 오타니는 가장 유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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