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대비 비용과 시간 효율적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 기업들이 중단기 매출 확대를 위해 개량신약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신약 개발 대비 비용과 시간을 절반 이상 줄이면서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사진=픽사베이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간한 '개량신약 허가 사례집'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허가받은 개량신약은 모두 118개 품목에 달한다. 개량신약이란 기존 신약의 제형을 변경하거나 약효를 강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개량한 의약품을 뜻한다. 

신약은 말 그대로 개발 초기 유효물질을 스크리닝 하는 단계부터 시작해 최종 허가를 받아 시판되는 과정까지 10~15년이 걸린다. 하지만 개량신약은 독성시험과 약리시험 등이 변제돼 개발 기간이 절반인 4~5년으로 대폭 단축된다.

국내 제약사 중 최초로 개량신약 개발에 나선 곳은 한미약품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만 12종 개량·복합신약 연 처방 매출액이 100억 원 이상을 기록한 바 있다.

대표 품목으로는 2004년 선보인 개량신약 고혈압 치료제 '아모디핀', 2009년 복합 신약인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 201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 받은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에소메졸'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한미탐스'도 효자 품목 중 하나다. 특히 로수젯의 경우 지난 2015년 출시 이후 6년만인 올해 상반기 534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복합신약 단일 제품 중 가장 높은 매출고를 올렸다.

JW중외제약의 간판 고지혈증 치료제 '리바로'(피타바스타틴)를 기반으로 한 패밀리 브랜드도 복합제에 속한다. 지난 2015년 리바로에 발사르탄을 합친 고지혈증 치료 2제 복합제 '리바로V정'을 출시했으며, 이달 들어 리바로에 에제티미브를 합친 고지혈증 치료 2제 복합제 '리바로젯'을 선보였다. JW중외제약의 리바로, 리바로V 두 품목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371억원으로 이는 전체 매출액 중 13%를 차지한다.
 
JW중외제약은 '리바로VA정'에 대한 임상3상 시험에 돌입해 오는 2024년 제품을 출시한다는 목표다. 리바로VA정은 리바로에 고혈압 치료 성분인 발사르탄과 암로디핀을 더한 ARB(발사르탄)+CCB(암로디핀)+스타틴(피타바스타틴) 3제 복합제다. 이 약물은 지난 5월 임상 1상을 승인받아 현재 시험을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은 2014년 올메사르탄과 로수바스타틴을 결합한 고혈압 고지혈증 치료제 '올로스타'를 출시했다. 이러한 복합제는 두 가지 이상 성분을 결합해 복약 편의성 및 순응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개량 신약 범주에 속한다.

이어 2019년에는 올로스타에 칼슘채널차단제(CCB) 계열의 암로디핀 성분을 더한 고혈압 이상지질혈증복합제 '올로맥스'를 출시했다. 현재 붙이는 치매 치료제인 도네페질 패치제 연구도 이어가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개량 신약 중심 성장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0년 클란자CR를 시작으로 클라빅신듀오, 실로스탄CR, 칼로민정 등 현재 13개의 개량신약 품목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품목의 매출은 올해 상반기 매출 1073억 중 40% 가까이 차지한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지난해 연구개발 투자 비용은 매출액(2195억원) 대비 11.7%로, 개량신약 개발을 위해 최근 3년 동안 두 자리수 투자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앞으로도 기존 개량신약 매출 증가와 함께 수익성 높은 개량신약의 발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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