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손흥민(29·토트넘 홋스퍼)은 늘 '혹사' 논란에 시달린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해 토트넘의 핵심 공격수가 되고, 국가대표팀 에이스 역할을 하면서 과도한 일정에 대한 부담은 항상 따라다녔다.

손흥민이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얼마나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는 자료가 공개됐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 독일 매체 키커 등은 6일(이하 한국시간)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의 보고서를 인용, 보도했다. FIFPro는 44개 리그의 265명 선수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데이터를 내놓았는데, 유명 선수 중 가장 힘든 일정을 소화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손흥민을 거론했다.

   
▲ 사진=토트넘 홋스퍼


이에 따르면 2018년 8월부터 약 3년 동안 손흥민은 총 22만3000km를 이동했고, 비행기를 탄 시간만 300시간이나 됐다. 지구 한 바퀴 거리가 대략 4만km리고 볼 때 3년간 지구를 거의 6바퀴나 비행기를 타고 돌아다닌 셈이다.

그것도 최근 2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제대회가 많이 축소되고 A매치 친선경기가 줄어든 가운데도 손흥민의 이동이 이렇게 많았으니 놀랍기만 하다.

실제 손흥민은 지난 9월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2연전을 위해 소속팀 토트넘 경기 후 한국으로 이동했고, 한국 도착 후 이틀만에 열린 이라크와 1차전전에 선발 출전했다. 무리한 일정 소화는 결국 종아리 부상으로 이어져 2차전 레바논전에 아예 출전하지 못했고 토트넘으로 복귀해서도 2경기(프리미어리그 1경기, 컨퍼런스리그 1경기) 결장해야 했다.

이번 10월 최종예선은 손흥민에게 더욱 가혹한 일정이다. 지난 3일 밤 토트넘의 리그 7라운드 아스톤 빌라전에 출전해 풀타임을 뛴 손흥민은 5일 입국했고, 7일 열리는 시리아와 3차전에 출전할 예정이다. 시리아전 후에는 이란과 4차전(12일)을 위해 원정길에 오른다. 이번에도 이동거리, 비행시간, 역시차 적용 등을 이겨내야 한다.

토트넘 동료이자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 해리 케인과 비교하면 손흥민의 부담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케인은 같은 기간 비행시간이 123시간, 이동거리는 8만6000km로 손흥민이 2.5배나 더 오래 비행기를 타고 장거리 이동을 했다.

FIFPro는 "손흥민의 국가대표 출전 횟수가 케인보다 적었으나 이동거리는 2.5배 이상이다. 케인이 유럽 내에서 경기를 치른 반면 손흥민은 아시아와 다른 대륙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하면서 "과도한 이동은 선수의 경기력과 웰빙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누가 봐도 혹사를 당하는 손흥민은 체력적인 부분에서 피로를 느끼는 부분은 있지만 대표팀의 호출이 있을 때면 언제나 사명감을 갖고 태극마크를 달고, 힘들다는 생각 없이 경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손흥민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줘야 한다는 전문가, 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도 분명 있어 보인다. 손흥민의 이동거리, 비행시간이 그 필요성을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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