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폴드3·Z플립3, 39일만에 100만대 판매고 '흥행 대박'
동일 AP 탑재 예정 S21 FE, 출시 일정 조정 등 '찬밥'
S22 시리즈, 내년 2월 공개, 3월 출시로 일정 변경 유력
엑시노스 2200, 물량 확보·완성도 제고 기회…호재 가능성
[미디어펜=박규빈 기자]델타 변이형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내놓은 갤럭시 Z폴드3와 Z플립3이 생산 차질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S21 FE(팬 에디션)는 폴더블 스마트폰 집중 전략에 조명을 받지 못하게 되고 후속작인 S22 시리즈도 출시 일정이 뒤로 밀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삼성전자 갤럭시 Z폴드3·Z플립3./사진=삼성전자 제공

1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은 6000만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분기 7600만대보다 21.05% 가량 빠진 수준으로, 인도 시장 내 수요 감소와 코로나19의 재확산에 따른 베트남 공장 생산 차질이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시장조사업체 카운터 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이후 8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생산량은 7월 대비 12%p 증가한 2141만대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3분기에는 69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8월 말 출시된 갤럭시 Z폴드3·Z플립3 등 폴더블폰 2종이 국내 출시 39일만에 100만대 판매고를 올리며 실적 개선을 이끌어냈다는 평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폴더블 2종의 100만대 판매 기록은 노트 10 시리즈(25일)와 S8 시리즈(37일)에 이은 역대 세 번째 기록"이라고 밝혔다. Z폴드3·Z플립3는 예상치 못한 수요 폭증과 부품 수급난의 영향으로 아직까지도 배송과 개통 지연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연유로 업계에서는 수급 문제만 없었다면 실제 판매량은 일찌감치 100만대를 훌쩍 넘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100만대 중 Z플립3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70% 수준이다. 인기의 비결은 비스포크 냉장고와 같은 투톤 디자인과 전작 대비 저렴해진 가격 등이 꼽힌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해당 제품의 주 수요층은 2030 여성 소비자들이고, 전체 구매 고객 54%는 MZ세대다.

   
▲ 삼성전자 갤럭시 S21 FE 예상 렌더링 이미지./사진=레츠고 디지털

이와 같은 폴더블폰 흥행 대박에 찬밥 신세가 돼가는 제품군이 있다. 바로 플래그십 라인업인 S시리즈다.

당초 지난 8월 공개될 예정이던 S21 FE는 출시 자체가 불투명한 것 아니냐는 루머가 돌았다. S21 FE AP 칩셋은 Z폴드3·Z플립3에 탑재되는 것과 동일한 퀄컴 스냅드래곤 888이다. 폴더블 시리즈에 생산 역량을 모으고 있어 S21 FE에 칩셋 공급을 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현 시점까지 S21 FE가 나오지 않은 점에 비춰보면 합리적인 추측이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S21 FE는 10월로 출시가 순연됐고, 급기야는 출시 계획 자체를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나오더라도 보도자료 발표에 그칠 것이라는 소식도 들려온다. 삼성전자 협력사들도 10월을 목표로 S21 FE 부품 생산에 나섰지만 수많은 재고가 쌓인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S21 FE 출시는 내년 1월로 재차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 삼성전자 갤럭시 S22 예상 렌더링 이미지./사진=레츠고 디지털

S21 FE 출시가 연기됨에 따라 S22 시리즈도 비슷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자업계에서는 시장 잠식을 이유로 두 모델이 동시에 나오는 경우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12월이나 내년 1월 공개될 것으로 보였던 S22 시리즈는 내년 2월 발표돼 3월 출시로 일정 변경이 유력하다는 전언이다.

세계 최대 모바일 제품 전시회 MWC 2022는 내년 2월 개최된다. 외신들은 행사 시작 전에 S22 시리즈 언팩 이벤트가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더해 삼성전자는 S22 시리즈 출하 계획을 예년 3000만대 대비 적은 2000만대 수준으로 잡고 있다.

현재 반도체 업계는 전기차·채굴 수요 등 다방면으로 수급난에 시달리는 형국이다. 자원이 한정돼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은 절실하다. 이 같은 차원에서 삼성전자는 명실상부하게 자사 스마트폰 제품군의 새 얼굴이 된 폴더블 시리즈에 집중하기로 한 모양새다. 이는 곧 삼성전자가 기존 플래그십 라인업을 담당하고 있던 S시리즈에서 힘을 빼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바(Bar)형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원가 절감에 출시 일정·물량 조정까지 이뤄진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 삼성전자 스마트폰 AP 칩셋 '엑시노스 2200' 예상 렌더링 이미지./사진=폰 아레나

한편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AP 칩셋 엑시노스 2200은 그간 수율과 공급 부족 탓에 일부 국가 또는 지역에서만 S22 시리즈에 장착될 것으로 알려져왔다. 따라서 S22 시리즈 출시 지연은 엑시노스 2200 물량 확보 또는 완성도 제고의 기회일 수 있는 만큼 오히려 잘 된 것이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종합하자면 Z폴드3·Z플립3의 성공이 S시리즈의 미래를 바꿔놓은 셈이다. 신형 엑시노스 칩셋을 받게 될 S22 시리즈가 플래그십의 위치를 사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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