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29·토트넘)은 이란 원정 경기 승리가 너무나 간절했다. 직접 선제골을 넣고도 이란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비기자, 종료 휘슬을 분 주심에 항의까지 하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 밤(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에서 이란과 1-1로 비겼다. 

후반 3분 손흥민이 이재성의 전진패스를 받아 상대 수비라인을 깨고 들어가 멋진 선제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후반 31분 이란의 자한바크시에게 통한의 헤딩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한국은 2승 2무(승점 8)로 조 2위를 유지했고, 이란은 3승 1무(승점 10)로 조 1위를 지켰다.

한국으로서는 아쉬움이 남았던 이번 이란 원정이다. 이란을 이겼다면 조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또한 이란 원정에서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한도 풀지 못했다. 이 경기 무승부로 한국의 아자디 원정 전적은 8경기서 3무 5패가 됐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손흥민은 '월드클래스' 기량을 이란전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선제골을 넣은 장면에서도 출중한 기량이 잘 드러났지만 상대 수비를 몰고다니며 공간을 만들어내고, 기회가 생기면 돌파를 시도하고 슛을 때렸다.

함께 공격을 책임졌던 황의조(보르도)와 황희찬(울버햄튼)이 제 몫을 못하는 가운데 손흥민은 홀로 빛났다. 원톱 황의조가 후반 교체된 후에는 손흥민이 최전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기 막판으로 가면서 체력적인 부담이 있었지만 어떻게든 한국의 승리에 필요한 골을 만들기 위해 더 열심히 뛰었다.

후반 추가시간, 한국에는 결정적인 찬스가 찾아왔다. 전방에 있던 손흥민에게 볼이 연결됐다. 이란 수비에 에워싸인 손흥민은 몸싸움을 이겨내며 쇄도해 들어온 나상호에게 패스를 내줬다. 노마크 기회에서 나상호가 때린 슛이 그만 이란 골키퍼 선방에 걸리고 말았다.

나상호의 슛이 불발된 직후, 주심은 경기 종료 휘슬을 불었다. 그런데 손흥민이 주심에게 다가가 뭔가 항의를 했다. 평소 손흥민에게서 잘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경기가 끝나면 늘 밝은 표정으로 심판진, 상대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곤 했던 손흥민이 찌푸린 표정으로 심판에게 항의를 했다.

손흥민은 주심에게 무슨 말을 했던 것일까.

손흥민이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밝힌 항의 내용은 "마지막 코너킥 기회가 있었는데 기회조차 주지 않고 경기를 끝내길래 이에 대해 얘기했다"는 것이었다.

이날 추가시간은 2분이 주어졌다. 나상호의 슛이 골키퍼의 손을 맞고 골라인 아웃됐을 때는 방송중계 화면상 2분이 다 지나지 않았다. 한국의 코너킥이 되는 상황이었다. 이럴 경우 보통 마지막 공격 기회를 주는데, 주심은 나상호의 슛이 불발되자마자 종료 휘슬을 불었다.

손흥민은 "추가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몰랐지만, 그 기회(코너킥)조차 주지 않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내먼서도 "그래도 심판의 결정이기에 존중하겠다"는 말로 정리했다.

주심의 종료 휘슬이 야박했는지, 또는 정당했는지를 떠나 손흥민의 간절함을 알 수 있었던 해프닝이었다.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꼭 승리를 거두고 싶었던 한국축구대표팀 에이스이자 캡틴 손흥민은 마지막 코너킥 기회라도 한 번 얻어 끝까지 이란 골문을 노려보고 싶었던 것이다.

비록 이란 원정 무승의 사슬을 끊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지만, 손흥민과 한국대표팀이 이란을 꺾을 수 있는 기회는 찾아온다. 한국은 내년 3월 안방으로 이란을 불러들여 최종예선 9차전을 갖는다. 그 때 상황이 어떻게 되어 있을지는 모르지만, 한국과 이란이 조 1위나 본선 직행 다툼을 벌일 공산이 크다.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못다푼 아쉬움을 이란과 홈 경기에서 제대로 만회할 수 있기를 많은 추구팬들이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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