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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정부 농수산물 할인사업, 말로만 코로나 피해지원
‘국민 혈세’로 소상공인·농어민 대신 대형마트·온라인·배달 앱에 퍼준 셈
승인 | 윤광원 취재본부장 | gwyoun17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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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21-10-14 11: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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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광원 세종취재본부장/부국장대우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지난해 초부터 우리나라에도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도, 이제 조금씩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성인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률이 60%를 넘었다는 소식이다.

정부는 이달 하순이면 70%를 넘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내달 초부터 조심스럽게 단계적 ‘일상회복’을 추진하는, 이른바 ‘위드 코로나’ 준비에 들어갔다.

전례 없는 만 2년여의 ‘고통의 시간’ 동안, 우리 국민들이 입은 경제적.정신적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특히 강제로 영업을 못하게 된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 가장 큰 피해자들이다. 우리 사회에서 ‘상대적 약자’인 농어민들도 이에 못지않다.

물론 정부도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나름대로 여러 가지 정책을 추진했다. 막대한 예산도 아낌없이 투입했다.

이제 사태가 서서히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이 정책들을 되돌아보고 반추(反芻)해 볼 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9월 15일 재개한 바 있는 ‘비대면 외식 할인지원 사업’을 10월 12일 종료했다. 관련 예산 소진에 따른 것이다.

이 사업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외식을 주문하면, 일정 금액을 환급해주는 것이었다.

외식업계 지원을 위해 정부는 배달음식만 지원, ‘방문 외식’도 지원, 혹은 확진자가 급증하고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되면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가, 완화되면 재개하기를 되풀이했다.

여행·숙박·공연 할인 등과 함께, 이 사업도 감염 확산을 부채질한다는 소리도 자주 들었다.

필자는 이 사업에 대해, 처음부터 상당히 비판적이었다.

배달 앱 주문이 아닌, 소비자가 식당에 직접 가서 먹는 것은 할인을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어차피 식당에서도 ‘방역수칙’과 ‘사적모임 인원제한’을 준수해야 하는데, 왜 ‘차별’을 하는 것일까?

배달 앱을 통하면, 소비자도 식당도 수수료를 내야 한다. 배달료는 별도다. 결국 배달 앱의 배만 불려주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

배달 앱은 코로나19 피해는커녕, 거꾸로 돈을 긁어모은 업종이다. 이들의 돈벌이에 자영업자도 소비자도 ‘동원’된 셈이다.

그래도 섣불리 비판기사를 쓰기는 어려웠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비대면’에 한해 지원할 수밖에 없다는 정부 논리에 대해, 대놓고 반박하지 못했다.

물론 농식품부는 항상 “향후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개선되면, 방역 당국과의 협의를 거쳐 사업을 방문 외식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토를 달곤 했다. 정부도 그렇게 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 수수료가 민간의 절반 이하인 경기도 공공 배달애플리케이션 '배달특급'의 홍보 모델/사진=경기도주식회사 제공

또 하나,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은 최근 농식품부 및 해양수산부 국정감사를 앞두고, 이런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농어민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발행하고 있는 농수산물 ‘할인쿠폰’의 80%가 대형마트와 대형 온라인 몰에 집중돼, 결국 국민 세금으로 ‘대기업’ 배만 불려주고 있다고 홍 의원은 질타했다.

국내 농축수산물 구입 시 20%에서 30%까지 지원해주는 할인쿠폰 2307억원의 집행 예산 중 1848억원이 이마트, 홈플러스, 위메프, CJ, 수협중앙회 등,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마트와 온라인 몰에서 사용됐다는 지적이다.

반면 전통시장, 친환경매장 등 소상공인을 위한 사용비율은 불과 14%인 324억원에 그쳤다.

홍 의원은 사정이 이러함에도, 정부는 단순 매출만 집계하고 실제 농수산물 소비촉진에 기여했는지, 영세상인과 자영업자들의 매출에 과연 도움이 됐는지는 분석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부가 급하게 추가경정예산(추경)까지 해가며 배정한 예산이 코로나로 고통 받는 농어민, 소비자, 자영업자가 아닌, ‘대기업 주머니’로 흘러들어갔다”고 비판했다.

최근 기획재정부 등 정부가 시작한 상생소비지원금(카드 캐시백)도, 논란에서 예외가 아니다.

사전에 지정된 곳 외에는 모두 캐시백 대상이 되므로, 코로나19 사태로 오히려 급성장한 온라인과 배달 앱도 사업 대상에 포함, 자칫 이들의 배만 더 불려주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배달의 민족’ 등 배달 앱, ‘마켓컬리’ 등 전문·중소형 인터넷 쇼핑몰, ‘스타벅스’ 등 프랜차이즈 직영점, GS수퍼마켓 등 기업형 슈퍼마켓(SSM), 한샘·이케아 등 가구점, 대형 병원 등도 지원대상이기 때문.

현실적으로 정부가 겨낭한 주 소비층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고소득층이어서, 결국 비대면 혹은 일부 대형 유통업체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8월 중 온라인 매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은 배달음식 서비스로, 전년대비 44.3% 급증했다.

8월 온라인 배달음식 거래액은 2조 419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였고, 특히 온라인쇼핑 배달음식 거래 중 모바일쇼핑의 비중은 무려 97.6%에 달했다.

온라인 플랫폼과 유통대기업들에게, 정부가 앞장서서 ‘국민 혈세’를 퍼 준 셈이다.

과연 이것이 최선이었을까? 공정(公正)이었을까?

반면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대형마트도, 온라인도, 배달 앱도 지원대상이 아니다.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 ‘지역화폐’ 방식이 기본이어서, 다른 시도로 유출되지도 않는다.

왜 정부는 재난지원금과 같은 방식을, 할인지원 등에는 적용하지 않았을까?

코로나19 사태가 서서히 끝을 보이고 있는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내년이나 나중에라도 교훈을 삼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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