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 창간 10주년 기념 포럼서 '2022 한국 기업이 직면한 세 가지 파도' 주제로 강연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김상윤 중앙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데이터경제‧ESG‧포스트 코로나라는 세 가지 코드가 한국 기업경영의 조건과 미래를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 김상윤 중앙대 교수가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미디어펜 창간 10주년 기념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 교수는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코로나 시대, 한국기업의 미래를 묻다’를 주제로 열린 미디어펜 창간 10주년 기념포럼의 기조강연자로 단상에 올랐다. 그는 ‘2022 한국 기업이 직면한 세 가지 파도(Wave)’라는 주제로 현재의 경제 상황을 치밀하게 분석했다.

특히 김 교수는 현재 들이닥친 첫 번째 파도를 데이터 경제시대, 두 번째를 ESG(환경·사회적 가치·지배구조) 지속가능성 중시 시대, 세 번째를 포스트 코로나 세계관 변화의 시대로 정리해 눈길을 끌었다.

우선 데이터 경제에 대해 김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진전으로 데이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면서 “능력치가 무한한 것으로 인식되는 인공지능(AI)조차 양질의 데이터를 흡수하지 못하면 폐기되는 사례가 많다”고 짚었다.

지난 10년간 데이터의 중요성은 빠르게 부각되고 있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최근엔 넷플릭스까지 추가된 미국 ‘FANGAM’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고 데이터 경제를 주도한다. 구글 같은 대기업들은 소비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지메일의 ‘내용’에까지 접근할 수 있는 불공정 약관을 제시하는 등 무리한 시도를 하는 사례도 포착되고 있다. 

인터넷 세상의 정보가 현실의 정보를 통째로 흡수한 상태에서 일고 있는 정책 변화의 국제적 흐름은 우리나라의 기업 환경도 빠르게 바꿔놓고 있다. 특히 2020년대에 들어서는 데이터와 AI 중심의 전방위적 경쟁이 전 세계를 집어삼킨 상태다.

두 번째로 김 교수는 ESG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최근 미-중간 국제 정세와 연관 지어 ESG 테마를 설명한 그는 “ESG가 산업 주도권 경쟁 속에서 중국 견제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기업들 역시 점차 중국을 제재하고 규제하는 흐름 속에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몇 년간 ESG에 대한 시장과 사회의 관심은 급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조선산업의 경우 달라진 환경 규제에 맞추기 위해 연료를 저유황유로 바꾸는 등 제조업 중 가장 빠른 속도로 ESG 코드에 속도를 맞추고 있다. 

국내에서도 ESG 이슈는 분야를 막론하고 산업 각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 포스코가 ‘탄소중립 선언’ 이후 과감한 투자에 나섰고, KB금융그룹과 같은 금융권에서도 ESG 코드에 발맞추기 위한 여러 시도가 시작된 상태다.

세 번째로 김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불러올 변화에 대해서도 전망을 내놨다. 그는 “코로나19는 소비자들의 세계관 변화를 바탕으로 시장이 요구하는 경쟁력을 바꿔놓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는 기업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동안 공급망 위험을 경험한 기업, 재택근무 환경을 갖추지 못했던 회사들은 디지털 전환(DT)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서비스업의 경우 비대면‧데이터 기반‧초 개인화‧플랫폼화 측면이 가속화 되며 코로나 이전과는 달라진 환경 속에서 경영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들의 데이터 활용 역량 차이는 곧 기업의 ‘경쟁력’으로 치환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컴퓨터 활용 역량‧통계학 역량‧도메인 지식 역량 등을 갖춘 AI‧데이터 활용 인력이 상당히 부족한 형편이다. 그나마도 특정 업종에 이들 인력이 집중돼 있어 기업들은 AI 인력을 확보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내부 인력을 재교육하는 방식으로 조직별 데이터 사이언스 역량을 키울 수 있다”면서 “아날로그적 기업 문화에서 과감히 벗어나 디지털 친화적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세 가지 파도가 게임의 룰을 바꾸고 있다”면서 “코로나 팬데믹 터널의 빛이 보이는 상황에서 어느 쪽 방향으로 가야할 것인지에 한국 기업들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주장으로 강연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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