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에서 뒤통수 맞은 정의당, 국감에서 이재명 때리기
정의당 고정 지지율, 반이재명표 흡수하면 대선 변수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정의당이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는 다른 독자노선을 선언했다. 심상정 대통령 후보가 진보 진영에서 가진 확고한 지지율에 민주당의 이탈표를 흡수할 경우 차기 대선의 큰 변수로 충분하다는 시각이다. 

정의당은 지난 2019년 조국 사태에서 애매한 태도를 보이며 비판에 직면했다. 민주당과 연대해 통과시킨 연동형 비례제는 민주당의 위성정당 창당으로 뒤통수를 맞았다. 결국 총선에서 교섭단체를 목표로 했던 것과 달리 불과 6석이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후 정의당은 변했다. 심 의원이 후보 선출 후 13일 첫 공식 일정으로 정의당의 상징이었던 고(故) 노회찬 전 의원 묘소부터 찾은 건, 정의당 본색을 되찾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는 후보 선출 감사연설에서도 “민주당은 가짜 진보로 넘쳐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얐다.

   
▲ 20일 국회 국토위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장동 개발을 설계한 것과 관련해 이 지사를 비판했다./사진=연합뉴스TV 화면 캡처

이번 국정감사에서 나타난 심 의원과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충돌은 내년 대선 민주당과 정의당의 관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독자후보 출마와 무관하게 더 이상 민주당과의 선거연대는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심 의원은 단일화 여부에 “관심 없다”고 수차례 공언했고, 오히려 “이번 대선은 심상정으로 단일화해야 승리할 수 있다”고 역으로 단일화를 제안했다.

여영국 대표도 지난 21일 9주년 기념사에서 "대장동 개발특혜와 고발사주 사건은 적대적 대결 정치로 맞서왔던 70년 양당정치의 압축판"이라며 "기득권 양당정치를 이대로 둔다면 다시 5년 뒤 대선에서도 한국정치는 시민의 삶과 상관없는 이전투구의 모습을 되풀이하게 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관건은 심 의원의 지지율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4자 가상 대결'을 조사한 결과, 이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그리고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심 의원은 6%의 고정된 지지율을 확보했다.

   
▲ 여영국 정의당 대표가 5월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 손실보상 소급적용 및 손실보상법 제정 촉구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차기 대선이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층의 총력전으로 1~2%p차로 승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심 의원이 확보한 6%의 지지율은 대선판을 흔들 수 있는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나아가 경선 후유증을 앓고 있는 민주당의 이탈표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

오마이뉴스·리얼미터의 ‘이재명·윤석열·심상정·안철수 4자 가상 대결’ 조사(11~12일)에 따르면 ‘민주당 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지지한 사람(604명)’ 중 고작 14.2%만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 전 대표 지지층이 이 후보 대신 선택한 쪽은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40.3%)이 많았지만, 심 의원 역시 4.9%의 지지율을 흡수했다. 이 전 대표의 대안으로 선택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선 후유증이 길어질수록 지지층의 이탈이 점점 늘어날 수도 있다”면서 “심 의원의 자체 지지율에 이탈층을 흡수할 경우 민주당의 대선 전략에도 큰 변수가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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