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 가석방 이후 첫 메시지…재계, 삼성 신성장동력 가속화 전망
이 회장 추도식 20여분간 진행…유족들, 간소하고 조촐한 추도식 원해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25일 고(故) 이건희 회장 1주기 추도식 후 경기도 용인시 소재 삼성인력개발원 창조관에서 진행된 '故 이건희 회장의 흉상 제막식'에서 이 같이 말하고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이 자리에서 고인의 치열했던 삶과 꿈을 향한 열정을 기린 이 부회장은 "고 이건희 회장이 우리를 떠난 지 벌써 1년이 됐다"며 "고인에게 삼성은 삶 그 자체였고, 한계에 굴하지 않는 '과감한 도전'으로 가능성을 키워 오늘의 삼성을 일구셨다"고 말했다.

지난 8월 가석방 후 이 부회장이 대외에 메시지를 던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언급한 '새로운 삼성'과 '더 나은 미래', '과감한 도전'의 키워드를 주목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뉴 삼성'에 대한 새로운 의지를 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새로운 삼성'을 거론하면서 앞으로 삼성 전체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추가 투자 계획, 과감한 신사업 진행 등이 기대된다"며 "그동안 이 부회장이 강조해온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을 위한 삼성의 체질 개선 노력도 강화될 것 같다"고 말했다.

우선 삼성의 신사업 추진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투자집행과 인수합병(M&A) 등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 부회장의 글로벌 경영 재개가 주목된다. 이 부회장은 다음달 가석방 후 첫 해외출장길에 오를 전망이다. 여기서 미국내 제2파운드리 공장부지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170억달러(20조원)를 투자해 미국 파운드리 공장 증설 계획을 공식화 했다. 그러나 인센티브 문제등으로 5개월여 이상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8월 말 미래 투자에 대한 청사진을 공개했다. 시스템 반도체와 바이오 사업, 5G 차세대 통신, AI, 로봇 등에 향후 3년간 240조원의 신규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뉴삼성을 위한 투자 결단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최근 몇년 동안 삼성은 총수 부재 영향으로 핵심 프로젝트가 잇달아 지연된 상태다. 지난 2017년 9조원을 투자한 미국 전장기업 하만 대규모 M&A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 부회장이 의지를 드러낸 만큼 기술기업 M&A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전체의 시너지 확대 방안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를 위해 현재 사업 부문별로 나눠진 사업지원(삼성전자)·금융경쟁력제고(삼성생명), EPC경쟁력강화(삼성물산) 등 3개 태스크포스(TF)를 아우르는 '통합 콘트롤타워'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삼성은 지배구조 개편 방안과 관련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외부용역을 맡긴 상태다. 이 용역은 올해 하반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 보고서가 나오면 삼성은 내부 검토를 거친 뒤 지배구조 개편을 서두를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 올해 삼성 사장단 인사와 조직 개편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연말 쯤 단행될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에는 미래 사업에 대한 이 부회장의 구상이 담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이날 수원선영에서 진행된 이 회장 1주기 추도식은 차분하게 진행됐다. 오전 10시부터 20여분간 진행된 추도식에는 이 회장 등 유족 5명만이 참석했다. 특히 유족들이 간소하고 조촐한 추도식을 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도식 이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 창조관에서 열린 흉상제막식에는 이 부회장과 사장단 5명만 참석했다. 삼성 측은 "생전에 '인재제일' 철학을 바탕으로 '창의적 핵심인재'를 양성하는데 힘을 써 온 고 이건희 회장을 추모하기 위해 창조관에 흉상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 부회장 메시지 전문이다.

회장(會長)님께서 저희를 떠나신지 벌써 1년이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고인을 기리며 추모해 주셨습니다. 고개 숙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회장(會長)님께 삼성은 당신의 삶 그 자체였습니다.

현실의 한계에 굴하지 않고 과감하게 도전하고 가능성을 키워 오늘의 삼성을 일구셨습니다.

오늘 회장(會長)님의 치열했던 삶과 꿈을 향한 열정을 기리며 각오를 새롭게 다집니다.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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