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예상 영업익 1조3600억원, 전년비 2조원 가량 증가…창사 이래 최고 수준 전망
   
▲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사진=현대중공업그룹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권오갑 회장이 이끄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조선·정유·건설기계 사업을 중심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지주는 올해 1조36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전년 대비 2조원 가까이 늘어나는 것으로, 내년과 2023년의 전망치는 더욱 높은 상황이다. 

3분기 영업이익(3018억원)도 같은 기간 6000억원 이상 증가하면서 흑자전환했으며, 이를 포함한 누적 영업이익은 1조원을 넘어섰다. 현대중공업지주는 4분기 업황 등을 토대로 창사 이래 최고 수준의 연간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건설기계부문의 경우 글로벌 경기 회복세 및 석탄 가격 급등으로 초대형 굴착기 수요가 확대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이 전력난 극복을 위해 인접국으로부터 석탄 수입을 늘리는 것도 채굴량 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현대제뉴인은 현대중공업그룹 건설기계부문 계열사 현대건설기계가 최근 신흥시장에서 초대형 굴착기 42대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 중 러시아 광산업체 2개사는 85톤 굴착기 2대와 125톤급 19대, 인도네시아 광산업체도 85톤급 17대 및 125톤급 4대를 발주했다.

지난 8월 그룹에 편입된 현대두산인프라코어도 중남미·동남아를 비롯한 신흥시장에서 잇따라 건설장비를 수주하는 중으로, 35톤급 철거용 굴착기를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등 고부가가치 특수장비 판매를 통한 수익성 확대도 모색하고 있다. 철거용 굴착기는 동급 일반 굴착기 대비 2배 정도 가격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기계와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시너지 창출로 2025년 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 향상도 노리고 있다.

   
▲ 125톤급 굴착기 R1250-9/사진=현대제뉴인

한국조선해양에서는 조선·엔진기계부문이 힘을 내고 있다. 조선부문은 강재가(후판값) 하락에 따른 공사손실충당금 환입과 신조선가 상승 등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중으로,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을 비롯한 주력 선종을 중심으로 연간 수주목표도 초과 달성했다. 2년반 어치의 수주잔량도 확보했다.

엔진부문의 경우 환율 상승 및 재료비 절감 등으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200% 이상 올랐다. 이와 관련해 김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2조원 이상의 신규 수주가 확실한 상황으로, 내년 현대중공업 전사 영업이익 개선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해양·플랜트부문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수천억 규모의 설비를 수주했으나, 고정비 부담 및 추가 공사 비용 등으로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국제유가 상승·제품 크랙 향상을 기반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이 중 정윱주문은 9월 첫째주 들어 올해 처음으로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달 넷째주 배럴당 8.0달러를 기록하는 등 정유부문 영업이익 향상이 점쳐지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진행 중인 중질유 석유화학분해시설(HPC)도 12월부터 지원사격에 나선다. 이는 태양광 패널 및 전기차 분리막 소재를 비롯한 친환경 화학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4000억원 규모의 이익을 안겨줄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오일뱅크는 기존 정유공장에서 석유제품 대신 납사 등 화학제품 원료를 최대한 생산해 HPC에 공급할 방침이다. 화이트 바이오·친환경 화학소재·블루수소 등 3대 신성장동력도 육성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030년까지 이들 사업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70% 수준으로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오일터미널 지분을 매각하고 미국 에어프로덕츠와 협력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형 경항공모함(CVX)·한국형 차기구축함(KDDX)을 비롯한 방산부문 외에도 현대에너지솔루션의 양면발전 태양광 기술이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드는 등 다른 부문에서도 성과가 나오고 있다"면서 "실적 개선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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