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인터뷰에서는 "당선 목표로 나왔다"...대선 완주 의지 보여
"제1야당 후보가 양보하면 압도적 정권 교체 가능"...단일화 일축
지난 대선보다 영향력 미미...결국 정치 입지 다지려는 의도 의심도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야권과의 '단일화' 이슈가 연일 정치권을 달구고 있는 가운데 안 대표는 "제가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겠다"며 대선 완주 의지를 피력했다. 야권에서 제기되는 자신과의 '단일화' 이슈에 대해서는 "야권과 단일화할 생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안 대표는 지난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가 이번 대선출마 결심을 한 것은 단 하나다. 저는 당선을 목표로 나왔고 그리고 또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러 나왔다"며 "제가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겠다"고 밝혔다. 

진행자가 "야권 표가 갈라지면 정권교체가 실패할 거라는 분석이 있다"고 하자 안 대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안 대표는 "양당에 아주 강고한 지지층들이 있지만 중도에 있는 국민들이 40%에서 50% 정도 된다. 지금 1지대라고 말씀드릴 정도로 굉장히 많은 분들이 지금 중도층에 있다"며 "중도 중심의 정권 교체가 이뤄지는 것이 대한민국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답했다.

   
▲ 세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국민의힘과의 단일화 가능성에 단일화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달 29일 대구 청년센터에서 지역의 청년대표들과 간담회 모습./사진=연합뉴스
이어 진행자가 "현실적인 지지율은 사실 지금으로서는 난망한 얘기 아니냐"고 묻자 "제가 출마 선언도 하지 않았는데 10% 정도 이렇게 나오는 조사들을 보면서 저는 감사한 마음이 굉장히 크다"며 "더 열심히 해서 더 많은 인정을 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50%에 달아하는 중도층 지지율을 확보한다면 야권과의 단일화 없이도 대권 주자로서 자신의 입지를 굳힐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과의 단일화 이슈에 대해서도 분명한 메시지를 냈다. 그는 "정권교체를 위해서 제1야당 후보가 되신 분이 양보를 해 주신다면 충분히 압도적인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며 독자행보 가능성을 피력했다.

안 대표는 지난 2일 진행된 국민의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 압박면접에서도 야권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면접관들이 "대선 완주에 따른 단일화 압박을 외면할 수 있느냐"고 묻자 안 대표는 "압력은 정당의 규모와 상관없이 이길 수 없는 사람에게 모든 것이 갈 것이라고 본다"며 "이번 경우는 국민의힘이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표로 나가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일대일로 붙으면 이길 수 있지만, 국민의힘 후보가 이 후보와 붙어서 이길 수 없게 되면 누가 압력을 받겠나"라며 "당선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제3지대를 놓고 자신과 경쟁하고 있는 '새로운 물결' 창당과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의 연대 여부에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안 대표는 3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전 부총리와의 연대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추구하는 가치나 지향의 방향이 같다면 누구라도 만나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전 부총리가 문재인 정부의 공과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현 정권에 대한 평가에서 우리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 시작되는 것"이라며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반변 김 전 부총리는 연일 안 대표 저격에 나섰다. 그는 지난 2일 서울 성북구 서경대학교에서 강연을 마친 후 "기존 양당을 포함하여 안철수 대표 본인도 시대교체의 대상임을 아셔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부총리는 "시대교체의 핵심은 정치판을 바꾸고 정치세력을 교체하는 것"이라며 "여든 야든, 안철수 대표든, 자기 스스로가 시대교체의 대상인줄 알아야 할 것"이라고 직격했다. 

김동연 대선 캠프 송문희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국민은 안철수후보가 지난 10년간 정체성 혼돈의 정치를 해온 과정을 지켜보았다"며 "안철수 후보는 선거철만 되면 등장하는 단역배우로 전락했다. 이번에도 또 세력에 기웃거리는 단역배우 역할을 하면서 정치계산을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공세를 폈다. 

국민의힘은 안 대표가 야권과의 '단일화'에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안 대표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안 대표가 가진 10% 내외의 중도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 전 총장은 지난 2일 충북 선거대책위원회를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대표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당연히 한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야권 통합을 위루기 위해 충분히 대화를 갖고 논의해야 하지 않겠냐"라며 "안 대표나 저나 야권에 있는 정치인은 정권 교체에 대한 책임 의식이 강하다. 당연히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안 대표도 단일화에 대한 국민적인 요구를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며 자신이 국민의힘 대선 최종 후보가 되면 "안철수 후보가 원하는 대로 어지간한 조건은 다 들어드리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계속되는 국민의힘의 단일화 러브콜에도 안 대표가 완주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어, 야권과의 '단일화 성사'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어보인다. 

이번에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며 비장한 각오로 세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선 안철수, 자신의 바람대로 중도층을 아우르는 정권교체의 주역이 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