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출자 고리는 모두 해소…효율성 높이는 방향의 사업 재편 지속
1988년 삼라건설에서 시작된 SM그룹이 어느새 54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자산총액 10조원을 돌파하면서 재계 순위 38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우오현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기업 인수·합병(M&A)을 바탕으로 성장해온 SM그룹의 히스토리와 당면한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진격의 SM그룹④]얽히고 설킨 지배구조…재편 향방은?

[미디어펜=이동은 기자]SM그룹은 계열사를 동원한 인수·합병(M&A)의 반복과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한 지분 정리 작업으로 지배구조가 복잡해졌다. SM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모두 해소됐지만, 여전히 건설·해운·제조 계열사 간 지분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SM그룹은 올해 자산규모가 10조원을 넘어가면서 상호출자제한기업으로 지정됐다. 상호출자, 순환출자 금지 규제를 받는다. 2017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됐을 때 만에도 SM그룹의 순환출자고리는 185개에 달했다. TK케미칼→대한해운→대한상선→신광→경남모직→삼라홀딩스→우방→TK케미칼, TK케미칼→우방건설산업→하이플러스카드(현 SM하이플러스)→남선알미늄→우방→TK케미칼 등의 구조였다.

   
▲ SM그룹 지배구조./사진=미디어펜


SM그룹은 계열사 간 지분매각, 합병을 통해 고리를 끊어냈다. 우방산업·삼라·기원토건(현 삼라), 경남모직·SM케미칼·서림하이팩·삼라홀딩스(현 SM인더스트리)가 합병했고 SM하이플러스가 남선알미늄 지분 9.9%를 전부 처분했다. 순환출자 고리는 2018년 27개에서 2019년 5개로 줄었으며 지난해 모두 해결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여전히 계열사는 산업별로 뭉쳐져 있지 않고 흩어져 있다. 삼라→우방→TK케미칼→SM하이플러스→대한해운→대한상선→경남기업, 삼라→남선알미늄→남선홀딩스→SM인더스트리→KL홀딩스→대한해운, 삼라→동아건설산업→SM스틸→SM하이플러스 등 지분 관계도 복잡해졌다. TK케미칼(화학·건설)과 SM상선(해운·건설) 등 한 기업 내 여러 사업 부문이 겹쳐 있는 회사도 많다. 

SM그룹은 지주사 체제를 갖추고 있지 않다. 될 뻔한 적은 있다. 지난 2017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삼라마이다스, KL홀딩스, TK케미칼을 지주회사로 지정했다. 그런데 지주사의 자산 요건이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상향되면서 SM그룹이 지주회사 지정 철회를 신청했다.

우오현 회장 부자가 최대주주인 삼라마이다스와 삼라가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말 삼라의 총자산은 6244억원으로 이 중 지분법적용투자주식이 64.9%(4053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삼라마이다스는 총자산 2387억원 가운데 지분법적용투자주식이 2106억원이다.

계열사 간 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같은 산업군의 계열사는 한 데로 묶여있어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으며, 해운 부문도 규모의 경제를 위해 합치는 것이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SM그룹은 한 차례 SM상선과 대한상선의 합병을 추진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한 기업분석 전문가는 “SM그룹은 순환출자 고리는 사라졌지만, 이와 유사한 형태의 연쇄적인 지분 구조가 남아있다”며 “향후 경영 효율화를 위해 사업부문 정리와 지배구조 재편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M그룹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지배구조 개편 노력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SM그룹 관계자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면서 지배구조가 오히려 단순해지고 개선됐다”며 “지주회사 전환이나 지배구조·사업부문 개편은 경영진 차원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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