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내연녀 협박·자살교사 혐의 추가해 구속영장 신청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내연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인천의 한 경찰서 간부에게 경찰이 자살교사 혐의를 적용했다.

   
▲ 경찰청 전경 / 사진=연합뉴스 제공


8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인천 서부경찰서는 협박 등의 혐의에 놓인 인천 모 경찰서 소속 A 경위의 구속영장에 자살교사 혐의를 포함했다. A 경위가 내연녀를 협박한 데 이어 사실상 극단적 선택을 종용한 점에서 '자살교사' 혐의를 추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형법 제252조에 따르면, 누군가에게 시키거나 방조해 극단적 선택을 하게 한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는다. A 경위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8일 오후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A 경위는 지난 2일 새벽 시간대 내연녀인 40대 여성 B씨와 전화 통화를 하던 중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말다툼 중 B씨가 "죽고 싶다"고 하자 "죽어라"며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같은 날 오전 8시 30분께 인천시 서구 가정동 한 빌라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사체로 발견됐다.

경찰은 B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으로 조사하던 중 A 경위가 B씨에게 협박하는 대화가 녹음된 파일을 발견했다. 협박 시점이 B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직전이었고, B씨의 사생활과 관련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A 경위는 사건 발생 2주일 전 B씨가 한 남성을 경찰에 고소한 뒤 신변을 걱정하자, 임시로 지낼 거처를 마련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B씨와 갈등을 빚었다는 후문이다. 

경찰은 B씨가 사망한 뒤 A 경위가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를 보여 지난 5일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A 경위의 협박이 B씨의 극단적 선택과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추가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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