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광현(33)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니폼을 입고 뛴 2년 간의 메이저리그 활약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에 메이저리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나올 선수들 가운데 순위도 높은 편이고 훨씬 좋은 계약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통계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는 9일(한국시간) 이번 겨울 FA 자격을 갖춘 선수 상위 랭킹 50명을 추리고 순위를 매겨 발표했다. 여기서 김광현은 35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와 2년 계약이 끝나 FA가 됐다.

팬그래프는 세인트루이스가 김광현과 맺었던 2년 800만달러(별도 옵션 300만달러) 계약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 사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SNS


이 매체는 "뛰어난 활약을 했던 대부분의 한국인 투수처럼 김광현은 맞혀 잡는 유형의 투수였다. 상대 타자들은 그의 공을 세게 치지 못했다. 김광현은 평균 이상의 땅볼과 뜬공 비율을 보여줬고 홈런을 잘 맞지 않는다"고 김광현의 투구 내용을 분석하면서 "세인트루이스가 (2년간) 145이닝을 던진 그에게 800만달러를 쓴 것은 헐값이었다"며 김광현이 받은 연봉이 싼 편이었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김광현이 안고 있는 두 가지 약점도 지적했다. 바로 우타자에 약한 것과 낮은 이닝 소화력이다.

팬그래프는 "김광현은 우타자에게만 12개의 홈런을 맞았고, 우타자 상대 수비무관 평균자책점(FIP) 4.92를 기록했다. 상대 타선에 6~7명의 우타자가 포진하면 힘든 도전이 될 것"이라고 우타자 상대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선발투수에게 긴 이닝 소화를 요구하지 않는) 현재의 기준에서도 김광현은 많은 이닝을 끌고 가지 못했다. 선발 등판했을 때 평균 5이닝 미만을 기록했다. 6이닝을 소화한 것은 5번뿐이었다"고 선발로 활약하기 위해서는 이닝 소화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팬그래프는 김광현이 3선발을 맡을 정도의 능력을 갖췄지만 적은 투구 이닝 등으로 지구 우승을 노리는 팀의 4~5선발에 적합하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선발로 활약하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불펜 투수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봤다.

김광현의 계약 규모에 대한 예상은 상당히 높았다. 야구 칼럼니스트 벤 클레멘스는 2년 최대 2000만달러(약 237억원)가 될 것이라며 김광현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두 명의 칼럼니스트가 예상한 액수의 평균치는 2년 계약에 연봉 700만달러, 총액 1400만 달러(약 166억원)였다.

김광현이 만약 2년 2000만달러 정도의 계약 제시를 받는다면 다시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뛰는 것을 마다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시즌을 마친 김광현은 귀국해 쉬면서 거취를 고민 중인데, 친정팀 SSG 랜더스는 김광현과 계약을 강력히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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