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차선 변경 과정서 택시 들이받고 도주...경찰조사도 거부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주한 미국 외교관이 운전 중 택시를 들이받은 뒤 아무런 조처 없이 달아났다. 이에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주한 미국 외교관 4명이 타고 있던 차량이 지난 10일 오후 5시 35분쯤 남산 3호터널 인근에서 차선 변경을 하면서 택시 오른쪽 후면 범퍼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운전자인 미국 외교관은 사고 현장에서 내리지 않은 채 용산미8군기지 3번게이트 인근까지 그대로 운전해 영내로 진입했다.

   
▲ 경찰청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외교관 차량 번호판을 확인하고 신분을 확인하려 했으나 탑승자들은 창문도 열지 않고 음주 측정을 비롯한 모든 조사를 일절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미국 외교관들이 관사가 있는 기지 영내로 진입하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이를 막을 법적 근거가 없어 제지하지 못했다.

40대 택시 기사는 사고 당일 용산경찰서에서 피해자 조사를 받았다. 택시 기사는 도주하는 미국 외교관을 따라 미군기지 출입구 인근까지 따라갔지만 미군 관계자들이  출입을 통제 하는 등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사고 이튿날인 이날 오전 외교부를 통해 운전자가 외교관인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하고 주한 미국대사관과 외교부에 경찰 조사 협조와 면책특권 행사 여부 질의 등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경찰은 사고 당시 운전자였던 미국 외교관을 상대로 현장에서 추돌 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떠난 이유 등을 조사해 고의성 여부를 파악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미국 외교관이 경찰 조사에서 어떻게 진술하는지 보고 혐의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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