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t 위즈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가을야구의 새로운 '지배자'로 떠올랐다.

쿠에바스는 1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 7⅔이닝을 7피안타 8탈삼진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kt는 쿠에바스의 역투와 배정대의 결승 솔로홈런, 강백호의 3안타 1타점 활약으로 두산을 4-2로 꺾었다. 우승으로 향하는 가장 중요한 경기인 1차전을 승리로 이끈 쿠에바스는 '데일리 MVP'로 선정돼 공을 인정 받았다.

   
▲ 사진=KBO 공식 SNS


쿠에바스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타격감이 무르익은 두산 타선을 상대하면서 7개의 적잖은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고비마다 집중력을 발휘, 삼진을 잡아내거나 범타를 유도해 실점을 최소화하고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특히 4회말 연속 안타로 맞은 1사 2, 3루 위기에서 양석환과 박세혁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실점하지 않은 장면이 압권이었다.

정규시즌 때 쿠에바스는 기복있는 피칭으로 23경기서 9승(5패)밖에 못 올렸고 평균자책점도 4.12로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가을 바람이 불면서 쿠에바스는 확 달라졌다. 정규시즌 우승을 위한 막판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던 kt는 10월 28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이겨 삼성에 빼앗겼던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이 경기 선발이 쿠에바스였고 7이닝 2실점 호투로 승리를 이끌었다.

kt는 단독 1위를 지키지 못하고 삼성에 따라잡혀 동률로 정규리그를 마쳤다. kt와 삼성은 정규시즌 종료 다음날인 10월 31일 단판 승부를 벌여 우승팀을 결정짓는 타이브레이커로 맞붙었다. 이 경기 kt 선발도 쿠에바스였다.

앞서 NC와 정규리그 마지막 등판 후 이틀밖에 쉬지 않고 다시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쿠에바스는 또 7이닝이나 소화하는 괴력을 발휘하며 무실점 피칭을 했다. 쿠에바스의 호투 덕에 kt는 삼성을 1-0으로 꺾고 우승을 확정, 한국시리즈로 직행했다.

그리고 이날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 중책을 맡은 쿠에바스는 7⅔이닝을 버티면서 1실점으로 막는 최고의 피칭을 펼쳐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가을 에이스'로 거듭난 쿠에바스가 있어 kt는 창단 첫 우승 꿈을 더욱 부풀렸다.

쿠에바스는 올 시즌 도중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는 개인적인 아픔을 겪었다. 이날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투수가 된 후 쿠에바스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내가 등판한 경기에서 생각보다 좋은 결과가 나왔다. 아버지께서는 내가 한국시리즈에 나가길 간절히 바라셨는데 (정작 한국시리즈에는 올라왔지만) 못보셔서 마음이 아프다"면서 "아버지께서 보이지 않는 힘으로 나를 계속 도와주고 계신 것 같다"고 뭉클한 얘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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