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인재 확보’와 ‘조직 개방성’ 강조
4대 HQ 중심 사업군별 시너지 창출 기대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롯데그룹이 전년보다 한 달 빨리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로 약 5년간 유지한 사업부문(BU, 비즈니스 유닛) 체제를 폐지하고, 외부 인재를 수장급에 앉히는 등 변화의 폭이 커 하루라도 빨리 조직 안정화에 들어가기 위해서다.   

롯데는 25일 롯데지주 포함 38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 롯데그룹 4대 HQ 수장을 맡은 (왼쪽부터) 김상현 유통군 총괄대표, 이영구 식품군 총괄대표, 김교현 화학군 총괄대표, 안세진 호텔군 총괄대표/사진=롯데지주 제공


◆6개 산업군으로 계열사 유형화, HQ체제 도입
롯데는 기존 비즈니스 유닛(BU·Business Unit) 체제를 대신해 헤드쿼터(HQ·HeadQuarter) 체제를 도입한다.

롯데는 2017년 3월 BU 체제를 첫 도입했다.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 4개 BU를 조직해 각 BU장이 해당 사업군의 경영을 총괄하도록 했다. 각 BU는 계열사들의 현안 및 실적 관리, 공동 전략 수립 등 시너지를 높이는 업무에 주력해왔다. 롯데는 약 5년간의 BU 체제 유지를 통해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판단하고, 더욱 빠른 변화 관리와 실행, 미래 관점에서의 혁신 가속화를 위해 이번 조직개편을 추진하게 됐다.

롯데는 출자구조 및 업의 공통성 등을 고려해 6개 사업군(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탈)으로 계열사를 유형화했다. 주요 사업군인 △식품△쇼핑△호텔△화학 사업군은 HQ 조직을 갖추고, 1인 총괄 대표 주도로 면밀한 경영관리를 추진한다. IT, 데이터, 물류 등 그룹의 미래성장을 뒷받침할 회사들은 별도로 두고 전략적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HQ는 기존 BU 대비 실행력이 강화된 조직으로 힘을 싣는다. 사업군 및 계열사의 중장기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것뿐만 아니라, 재무와 인사 기능도 보강한다. 구매, IT, 법무 등의 HQ 통합 운영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각 그룹사의 자율경영, 책임경영을 강화함에 따라 롯데지주는 지주사 본연의 업무에 더욱 집중한다. 지주사와 HQ·계열사 간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위해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 산하 사업지원팀도 신설됐다.

◆신세계 출신 마다 않고…전문가 전방위 영입
이번 인사에 대해 신동빈 회장은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초핵심 인재 확보”를 주문했다. 롯데그룹은 기존의 순혈주의를 버리고, 각 분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를 적극 수혈했다. 

김상현 전 DFI 리테일 그룹 대표이사와 안세진 전 놀부 대표이사를 유통과 호텔 사업군의 총괄대표로 각각 선임했다.

신임 유통군 총괄대표로 선임된 김상현 부회장은 1986년 미국 P&G로 홈플러스 부회장을 지냈다. 2018년부터 DFI 리테일그룹의 동남아시아 유통 총괄대표, H&B 총괄대표를 역임한 전문 경영인이다. 국내외에서 쌓은 전문성과 이커머스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에서도 유통사업 혁신과 변화에 집중한다. 

신임 호텔군 총괄대표로 선임된 안세진 사장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 커니 출신이다. 2005년부터 2017년까지 LG그룹과 LS그룹에서 신사업 및 사업전략을 담당했다. 2018년부터는 모건스탠리PE에서 놀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안세진 총괄대표는 호텔 사업군의 브랜드 강화와 기업가치 개선을 주도할 예정이다. 

기존 유통, 호텔 BU를 이끌었던 강희태 부회장과 이봉철 사장은 그룹의 새로운 도약과 변화를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성과주의 기조에 따라 승진 임원과 신임 임원수를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늘렸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실적을 회복한 화학BU장 김교현 사장과 롯데지주 이동우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식품군 총괄대표는 식품BU장 이영구 사장이 맡는다. 이영구 총괄대표는 롯데제과의 대표이사도 겸직한다.

롯데쇼핑의 신임 백화점 사업부 대표로는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롯데GFR 대표가 내정됐다. 롯데GFR 대표이사로는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부 상품본부장 이재옥 상무가 보임됐다.

고정욱 롯데캐피탈 대표이사는 부사장으로 승진 후 롯데지주의 재무혁신실장을 맡는다. 추광식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이 롯데캐피탈 대표이사로 이동한다.

김용석 롯데이네오스화학 대표이사는 부사장 승진 후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정승원 롯데케미칼 전략본부장이 전무 승진 후 롯데이네오스화학의 후임 대표이사로 보임됐다.

롯데컬처웍스 대표로는 최병환 CGV 전 대표를 부사장 직급으로 영입했다. 롯데멤버스에는 신한DS 디지털본부장 출신 정봉화 상무를 DT전략부문장으로 임명하는 등 외부 인재 3명을 동시 영입해 그룹의 DT 혁신을 가속화한다.

롯데는 여성과 외국인 임원도 확대했다.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백화점 우순형 상무, 롯데정보통신 곽미경·강은교 상무, 롯데물산 손유경 상무,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심미향 상무, 롯데정밀화학 강경하 상무 등 총 6명의 신규 여성임원이 배출됐다. 마크 피터스(Mark Peters) LC USA 총괄공장장도 신규임원으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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