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가 조 최하위 무라(슬로베니아)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로테이션을 가동했다가 16강 진출도 못하고 탈락할 위기에 몰렸다. 퇴장 악재 속 손흥민의 후반 교체 투입도 패배를 막지 못했다.

토트넘은 26일 새벽(한국시간) 슬로베니아 무르스카 소보타의 스타디온 피자네리야에서 열린 '2021-202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조별리그 G조 5차전에서 1-2로 졌다.

토트넘은 승점 7점(2승1무2패)으로 2위에 머물렀다. 스타드 렌(프랑스)이 이날 비테세(네덜란드)와 3-3으로 비겨 승점 11점(3승2무)으로 G조 1위를 확정짓고 16강 티켓을 확보했다. 토트넘은 조 3위 비테세(승점 7점)와 승점이 같아졌다. 

토트넘은 남은 스타드 렌과 최종전에서 이겨야 조 2위가 돼 플레이오프(유로파리그 조별리그 3위 중 한 팀과 대결)를 거쳐 16강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16강 진출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조별리그 1위를 놓친 것 자체가 토트넘에겐 굴욕이다.

   
▲ 사진=토트넘 홋스퍼 홈페이지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이날 손흥민 등 주전들을 거의 빼고 무라를 상대했다. 무라가 4전 전패로 조 최하위 약체인데다, 2차전 홈경기에서는 5-1로 대승을 거뒀던 팀이다. 리그 경기 일정 등을 감안해 충분히 구사할 수 있는 로테이션이었다.

케인을 원톱으로 내세운 외에는 알리, 힐, 세세뇽, 도허티, 스킵, 은돔벨레, 탕강가, 로든, 산체스, 골리니(GK) 등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선수들 위주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하지만 토트넘의 1.5군은 약했다. 처음부터 밀리는 경기를 하더니 전반 11분 무라에 리드를 빼앗겼다. 무라의 역습에 측면이 허물어졌고 호르바트에게 선제골을 얻어맞았다.

반격을 시도하던 토트넘에 대형 악재가 생겼다. 전반 32분 세세뇽이 거친 태클을 시도하다가 경고를 받았다. 이미 경고가 한 장 있었던 세세뇽은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 당했다. 

수적 열세에 몰리고도 토트넘은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한 골 뒤진 채 전반전을 마쳤다.

콘테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9분 알리, 힐, 도허티, 로든을 빼고 손흥민, 데이비스, 모우라, 다이어 등 주전들을 대거 교체 투입했다.

확실히 경기 양상은 달라졌다. 주전들이 들어가자 선수가 한 명 적은 토트넘이 경기의 주도권을 쥐고 몰아붙였다. 손흥민은 후반 13분 단독 돌파에 이은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이어진 코너킥에서 손흥민이 올려준 볼을 케인이 헤딩슛한 것은 골키퍼 쪽으로 갔다.

계속 무라 골문을 두들기던 토트넘이 결국 동점골을 뽑아냈다. 케인이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26분 모우라가 상대 수비 사이로 전진패스를 찔러넣었다. 케인이 수비 라인을 깨고 들어가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찬스를 잡았고, 달려나오는 골키퍼 머리를 넘기는 감각적인 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토트넘은 역전을 노리고 후반 28분 은돔벨레 대신 호이비에르까지 투입했다. 공세를 이어갔으나 모우라의 중거리슛이 골대를 벗어나는 등 결정적 찬스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대로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는가 했던 종료 직전, 토트넘의 방심이 패배로 이어졌다. 상대 진영에서의 패스 미스가 무라의 역습으로 연결되며 수비가 뚫렸고, 마로사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줬다. 토트넘은 만회할 시간이 없었고, 무라는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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