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영입 아직까지 결론 못낸 상황에서 '이준석 패싱' 논란까지
경선 이후 선대위 문제로 한달 허비...컨벤션 효과 활용 못하고 날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심상찮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영입으로 파열음이 발생한 상황에서 ‘이준석 패싱 논란’까지 더해졌다. 당내에서는 대선후보 선출 이후 한달을 선대위 구성으로 허무하게 날려버렸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윤석열 대선후보는 지난 29일 국회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하고 후보 비서실장에 서일준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단에 당 지도부 소속인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을 임명했다.

또 대선 경선 과정에서 최대 맞수였던 홍준표 의원 선거캠프의 선대위원장을 지낸 조경태 의원, 여성·아동 보호 분야 전문가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등을 영입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이 대표는 김 전 비대위원장이 빠진 선대위가 개문발차하는 것에 탐탁치 않은 반응을 보였다. 그는 공개 회의에서 “정말 승리하는 것 외에 다른 걸 생각해선 안 된다. 우리 모두에게 무운이 함께 하길 기원한다”고 짧은 한마디를 남겼다.

선대위 회의 직전 CBS라디오 인터뷰에서는 “김 전 위원장과 영역을 갖고 다투다가 나중에 지지율이 떨어지는 모양새가 나타나면 엎드리는 모양새로 모셔오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당내에서 김 전 위원장 영입을 두고 잡음이 여전한 가운데, 윤 후보는 아직 그의 합류 여부를 확정 짓지 못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 인선 발표 등에 대해 "아무 소리 안 나오니까 자꾸 물어보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

윤 후보 측은 선대위 공식 출범을 다음 달 6일로 잡고 있다. 그때까지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의 대치 전선이 계속될 경우 윤 후보의 지지율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당내 한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 영입이 아직 깔끔하게 정리되지 못했다. 결론이 나올 때까지 계속 윤 후보에게 꼬리표처럼 따라 붙을 것”이라면서 “‘김종인 영입’ 문제로 경선 이후 컨벤션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는 점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지난 11월6일 회동을 가졌다./사진=윤석열 후보 경선캠프 제공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준석 패싱’ 논란까지 발생했다.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의 임명에 더해 충청 일정까지 소통이 안 됐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서 “과거 지역정치 그런 문법이고, 하여튼 저는 어제 언론에 릴리즈(배포) 되기 전까지 저한테 가자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못 들었기 때문에 이준석 패싱이고, 두 번째는 이준석이 후보 일정에 협조 안 한다, 이렇게 이간질하려는 사람들 있을 것”이라며 “제 입장에서는 황당한 거다. 이게 그런데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 같은 패싱 논란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대표는 지난 26일 열린 김병준 위원장의 기자회견을 사전에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26일 오전 윤 후보를 만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열심히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 대표는 그날 오후 언론에 ‘김병준 위원장의 오늘 기자회견을 전혀 몰랐느냐’는 질문에 “네, 전혀 상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결국, 이 대표는 2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런 설명도 없이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남겼다. 30일 오전 한 언론사의 포럼 행사 일정을 당일 취소했다. 당 대표 일정이 당일 행사가 임박한 상황에서 취소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오후 예정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기념식 참석과 라디오 인터뷰 등의 일정도 취소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선대위 불참 등 중대결심을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휴대전화를 꺼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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